부산교육청, 발전기금 불법조성 등 밝혀내
방과후학교 수업료 전용하고 공금 유용도
방과후학교 수업료 전용하고 공금 유용도
부산의 학교법인 정선학원(옛 브니엘학원·이사장 정근)과 산하 학교들이 각종 불·탈법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시교육청은 지난달 2~15일 9일 동안 정선학원과 산하 4개 중·고교를 대상으로 벌인 종합감사에서 관련법과 규정에 어긋나게 처리한 35건을 적발하고 법인 사무국장과 행정실장 등 2명에 대해 감봉 징계를 하도록 재단 쪽에 요구했다고 18일 밝혔다.
■ 바자회 그림 편법 판매 브니엘예술고는 지난해 6월9~18일 교내에서 장학기금과 체육관 건립기금 조성 명목으로 바자회를 열어 이 학교 미술부장과 강사, 외부 작가 등 38명의 그림 71점을 학부모와 교직원, 일반인한테 1억660만원을 받고 팔았다. 학교 쪽은 5597만원을 바자회 경비와 참여작가 사례비로 사용하고 남은 수익금 4576만원을 3학년 학부모 이름으로 재단에 기부했다. 재단은 이 돈을 같은 해 11월 체육관 건립비용으로 재단 산하의 브니엘고로 보냈다. 특정학교에서 조성한 학교발전기금은 그 학교 예산으로 편입된 뒤 본래 목적대로 사용해야 하나 재단으로 보내진 뒤 다시 산하의 다른 학교로 보내진 것이다.
■ 학교발전기금 불법 기부 및 비공개 브니엘예술고는 2008년에 전학 또는 편입한 학생의 학부모 11명으로부터 기숙사 신축과 무용실 공사비, 교사 노트북 구입 등의 명목으로 학교발전기금 4690만원을 불법으로 거뒀다. 또 이 학교는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와 의결을 받지 않고 4억5000여만원의 학교발전기금을 집행한 뒤 누리집(홈페이지) 등에도 공개하지 않았다. 재단 쪽도 2007년 3월부터 지난해 12월15일까지 62명으로부터 5억5000여만원의 기부금을 받았으나 누리집 등에 공개하지 않았다.
■ 허술한 교사 채용 인사규정에는 교사를 공개 채용할 때 출제·채점위원을 누구로 할 것인지 등을 명시해야 하는데도 재단은 이를 누락했다. 2008년에는 브니엘고 교감이 혼자 채점을 했으며, 2009년에는 교사 1명이 서술형 문제를 내고 채점까지 했다. 특히 법인 사무국장이 문제지 원안과 답안지를 금고 등에 보관한 뒤 기능직 직원한테 열쇠를 맡기고 인쇄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 방과후학교 수업료로 관리수당 지급 브니엘국제예술중 교장은 2008년 11월~2009년 2월 학생들이 내는 방과후학교 수업료를 4차례에 걸쳐 200만원을 관리수당 명목으로 받았다. 시교육청은 학부모들의 부담을 덜어 주기 위해 방과후학교 수업료를 교장과 교감 등의 관리수당으로 지급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 수의계약과 공금 전용 브니엘고는 2008~2010년 2학년 현장체험실습과 수학여행을 시행하면서 공개입찰경쟁을 하지 않고 수의계약을 했다. 또 브니엘고 행정실장 등은 학교 예산 406만원으로 행정실장 협의회비와 지인의 결혼·장례식장용 화환 구입비에 썼다. 브니엘여고는 지난해 1월 겨울방학 업무협의회를 한다며 유흥주점에서 업무용 신용카드로 28만5000원을 사용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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