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설물 DNA서 5개 모계혈통
국내 최대 수달 서식지로 알려져 있는 경남 진주시 진양호에는 적어도 5개 모계혈통의 수달 23마리가 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상대 동물유전공학연구실, 수달생태연구센터, 낙동강유역환경청 등은 지난해 4월부터 9월까지 진양호에서 채취한 수달 배설물을 이용해 국내 최초로 이곳에 사는 수달의 혈연관계를 파악하는 데 성공했다고 19일 밝혔다. 배설물을 이용한 혈연관계 파악은 배설물에 포함된 수달의 장 세포에서 디엔에이를 추출해 분석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연구팀은 45개 배설물을 수거해, 이 가운데 39개에서 디엔에이 추출에 성공했다.
이번 분석에서 진양호에는 적어도 23마리의 수달이 살고 있으며, 이들은 모계혈통에 따라 5개 부류로 나눠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유전자 분석에서 이들 수달 사이에는 아직 근친교배가 일어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같은 방법으로 오는 3월부터 경호강 등 진양호와 연결된 수계에 서식하는 수달도 조사해 진양호에 사는 수달과의 혈연관계 등을 분석할 계획이다.
임현태 경상대 동물유전공학연구실장은 “머지않아 배설물에서 추출한 디엔에이를 이용해 수달의 암수와 나이도 파악하는 등 좀더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분석기법이 개발될 것”이라며 “이 연구는 수달 생태계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지 않고 진행되기 때문에, 수달의 종 건강성 확보를 위한 대책을 체계적으로 마련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수달은 하천이나 호수 등 물가에 사는 족제비과 희귀동물이며, 천연기념물 제330호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다.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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