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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중충한 옛도심, 예술·창작공간 ‘화려한 변신’

등록 2011-01-23 21:15수정 2011-01-25 11:29

인천시가 100년 넘은 창고 건물을 새롭게 단장해 공연장과 전시장으로 꾸민 ‘인천아트플랫폼’. 이 건물은 1883년 지어진 것으로 일제 강점기에는 우선주식회사 건물로 쓰이다가 이후 대한통운 창고로 사용돼왔다.   인천아트플랫폼 제공
인천시가 100년 넘은 창고 건물을 새롭게 단장해 공연장과 전시장으로 꾸민 ‘인천아트플랫폼’. 이 건물은 1883년 지어진 것으로 일제 강점기에는 우선주식회사 건물로 쓰이다가 이후 대한통운 창고로 사용돼왔다. 인천아트플랫폼 제공
인천 개항장 창고·주택 등 매입 전시공간 활용
대구 중구 KT&G별관 ‘문화창조발전소’로 조성
청주·군산·서울 지자체들도 개발 움직임 활발
옛 도심이 변하고 있다. 빈 공장과 창고, 폐교, 폐건물 등 도심 속 버려진 공간에 예술인들이 몰려들면서 창작·교류 공간으로 새롭게 태어나고 있다. ‘옛 도심=개발이 필요한 곳’이라는 등식을 깨고, 문화와 예술을 위한 공간으로 옛 도심을 가꾸는 시도가 전국에서 진행되고 있다. 1986년 기차역을 미술관으로 새롭게 꾸며 탄생한 프랑스 오르세 미술관과 1999년 발전소를 현대미술 전시공간으로 활용한 영국 런던의 테이트 모던 갤러리처럼, 우리나라에서도 제 기능을 다한 도심 속 공간들의 변신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인천시는 옛 도심인 중구 일대 개항장 문화지구에 있는 오래된 창고나 주택, 공장 등 옛 건물을 매입해 예술인들의 창작이나 전시공간으로 활용하겠다고 최근 밝혔다. 이를 위해 인천시는 관련 예산을 확보해 내년부터 우선순위에 따라 단계적으로 건물을 매입해 리모델링을 거쳐 예술인들에게 제공할 예정이다. 건축적으로 가치가 있거나 역사·예술적으로 의미가 있는 건물이 우선 활용 대상이다. 앞서 인천시는 2009년 223억원을 들여 중구 해안동에 있는 100년이 넘은 창고 건물을 ‘인천아트플랫폼’으로 새롭게 단장하기도 했다.

대구시도 옛 도심인 중구 수창동 케이티앤지(KT&G)의 옛 별관 창고를 ‘문화창조발전소’로 조성하는 공사를 오는 28일부터 시작할 계획이다. 이곳에는 문화예술인들이 작품활동을 할 수 있는 창작실 20곳과 스튜디오·전시장·공연장·자료관 등이 들어선다. 총 사업비는 160억원으로 내년 12월께 문을 열 예정이다.

충북 청주시는 옛 도심에 있는 전 연초제조창 땅과 건물을 문화·예술공간으로 꾸밀 계획이다. 청주시는 최근 350억원을 들여 상당구 내덕동의 연초제조창 땅 5만3133㎡와 건물 20동을 케이티앤지한테서 사들이는 계약을 맺었다. 이곳은 1946년 11월1일 경성전매국 청주연초공장으로 문을 열어 1999년 6월 폐쇄될 때까지 53년 동안 우리나라 주요 담배 생산지로 자리해왔다. 이곳에 힘입어 청주 북부권은 청주권 최대 도심으로 발전하기도 했다.

일제 강점기 근대 건축물을 역사문화공간으로 되살리려는 시도도 있다. 일제가 호남지역 곡물 수탈의 근거지로 삼았던 전북 군산에서는 올해 말까지 장미동에 있는 옛 조선은행, 나가사키 18은행, 미즈상사, 대한통운 창고 등 5개의 근대 건축물을 원형 복원하고 역사문화벨트로 조성할 계획이다. 1923년 건축된 옛 조선은행 건물은 군산의 근대 산업기술을 소개하는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나가사키 18은행은 군산 시민들의 작품을 전시하는 소규모 갤러리로 변신한다. 미즈상사 건물은 문화예술 관련 전시 및 체험 공간으로, 대한통운 창고는 복합형 창작·공연 공간으로 조성된다.

이밖에 서울에서는 마포구 홍대복합문화공간, 영등포구 아트팩토리, 금천구 아트팩토리, 서대문구 연희동 창작스튜디오, 중구 남산예술센터, 중구 신당지하상가 창작아케이드 등의 창작공간이 지난해 문을 열었다. 홍대복합문화공간은 주민자치센터 통폐합에 따라 유휴청사로 남은 마포구 서교동 청사를, 연희동 창작스튜디오는 옛 시사편찬위원회 사무실을 리모델링했다. 남산예술센터와 신당 창작아케이드는 각각 남산드라마센터와 비어 있는 지하상가를 새롭게 꾸며 조성했다. 2004년 고속철도(KTX) 개통으로 새 역사로 기능을 넘긴 옛 서울역사는 지금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공사가 한창이다.

김민수 서울대 교수(디자인학부)는 “지금 전국의 옛 도심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런 사업들은 문화예술 지원뿐만 아니라 도시 재생 차원에서 긍정적 효과가 있다”면서도 “옛 도심과 건축물이 가지고 있는 역사적 특성을 살린 운영 계획이나 세부 프로그램을 마련하지 못하면, 자칫 불필요한 예산만 낭비하는 빈껍데기 사업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경욱 기자 da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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