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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캄한 밤, 얼어붙은 낙동강 준설작업 시켜놓고…

등록 2011-01-24 21:14수정 2011-01-25 08:32

침몰한 준설선에서 유출된 기름 방제작업이 긴박하게 진행되고 있는 경남 김해시 한림면 낙동강 15공구 모습. 방제작업은 선박과 굴착기가 준설선 주변 얼음을 깨고 치우면(사진 왼쪽), 사람들이 흡착포로 기름을 걷어내는(오른쪽)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침몰한 준설선에서 유출된 기름 방제작업이 긴박하게 진행되고 있는 경남 김해시 한림면 낙동강 15공구 모습. 방제작업은 선박과 굴착기가 준설선 주변 얼음을 깨고 치우면(사진 왼쪽), 사람들이 흡착포로 기름을 걷어내는(오른쪽)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정부 ‘4대강 속도전’ 책임회피 급급
부산국토청 “운전미숙 선장탓 침몰” 주장에 비판 목소리
지난 22일 새벽 4대강 사업구간인 낙동강에서 일어난 준설선 침몰 사고 원인과 관련해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은 ‘선장의 운전 조작 미숙’을 꼽았다. 하지만 사고 현장에서 방제작업중인 전문가들 사이에서 부산국토관리청의 발표에 동의하는 이를 찾기는 어려웠다.

24일 경남 김해시 한림면 낙동강 15공구 사고 현장에서 방제작업을 하고 있는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침몰한 제이디피-1호(549t)는 5000마력짜리 준설선으로, 바다에서 쓰던 선박이다. 낙동강 15공구에서는 사고 사흘 전인 19일부터 준설을 시작했다. 꽁꽁 얼어붙은 강에서 준설작업을 한 것은 선박도, 선원들도 처음이었다.

현장에서는 “눈 감고도 할 만큼 능숙한 사람이라 해도, 캄캄한 밤에 얼어붙은 강에서 처음 작업을 하는데 익숙한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며 “이번 사고를 선장 잘못으로 몰아가는 것은 정부가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라는 말이 나왔다. “이런 여건에서 작업 강행을 지시했다는 것은 ‘제 손으로 제 무덤을 파라’고 시킨 꼴”이라는 비아냥도 터져나왔다.

부산국토관리청 쪽은 “뱃머리 양쪽에 배의 균형을 잡아주는 물탱크가 있는데 물이 한쪽에만 많이 차 있는 것으로 확인돼, 선장이 기기를 잘못 조작한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며 “정확한 사고 원인은 준설선을 인양해서 조사해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고 현장에서는 부산국토관리청, 낙동강유역환경청, 김해시, 한국환경공단, 해양경찰서 등 관계자 150여명이 바지선 등 선박 5척과 굴착기 2대를 동원해 방제작업을 하고 있었다. 상수원 오염이 우려된 듯 사고 직후 3중으로 설치한 오일펜스도 23일 오후 외곽에 하나 더 설치해 4중으로 늘렸다.

방제작업은 선박이 사고 현장 주변 얼음을 깬 뒤 선박에 실린 굴착기가 얼음을 치우고, 곧이어 사람들이 흡착포로 기름을 걷어내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영하의 추운 날씨에 칼날 같은 바람이 불어 느리고 힘들게 진행될 수밖에 없다. 기름탱크 안에 아직 4만7000ℓ가량의 벙커에이(A)유가 들어 있어 2차 유출의 위험도 안고 있다. 하지만 부산국토관리청은 1차 기름 유출 직후 잠수부가 밸브를 잠갔기 때문에 더 유출될 위험은 없다고 설명했다.

준설선 인양계획에 대해 김정훈 부산국토관리청 하천국장은 “유출된 기름을 먼저 제거하는 게 급선무”라며 “펌프 등으로 기름탱크에 남아 있는 기름을 25일부터 모두 뽑아낸 뒤 인양할 계획이지만, 한파가 계속되고 있어 정확한 인양 시기는 예측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김해/글·사진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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