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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한파에 식수난까지 ‘얼어붙은 농어촌’

등록 2011-01-25 21:44

충주·제천 등 상수원·배관 얼어 소방차 급수 신세
서산 섬마을도 물 비상…“도시 딸네집 가서 빨래”
산골과 바닷가 마을 주민들이 영하 10~20도를 오르내리는 추위에 식수원이 얼어붙어 한파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충북지역은 충주, 제천, 영동 등 12개 마을 273가구 689명이 ‘겨울 물난리’를 겪고 있다. 제천지역 7개 마을 주민 305명은 지난 17일부터 제천시와 소방서 등으로부터 운반 급수를 받고 있다. 이들 마을은 계곡물을 마을까지 끌어들여 식수 등으로 활용해 왔지만 계곡뿐 아니라 수도관까지 얼어붙어 물이 씨가 말랐다.

제천시 덕산면 금곡마을 최영순(79)씨는 “열일곱에 이 마을로 시집와 63년 만에 처음으로 물 고생을 한다”며 “밥만 지어 먹기 때문에 요즘엔 화장실도 잘 안 간다”고 말했다.

이 마을 21가구 주민 38명은 시에서 지원하는 350㎖ 병물 220개를 받아 나눠 쓰고 있다. 진석희(38) 이장은 “물이 턱없이 모자라 젊은이들이 수시로 면사무소까지 가서 물을 길어 온다”며 “요즘은 농사꾼이라기보다 물배달꾼에 가깝다”고 말했다.

충주시 산척면 석천리 석문마을 31가구 주민 56명은 지난 19일부터 물을 싣고 오는 소방차만 손꼽아 기다린다. 마을주민 정화수(54)씨는 “먹을 물은 근근이 해결하지만 빨래 등 허드렛물을 쓰는 건 꿈도 못 꾸고 있다”며 “지난 주말에 경기도 용인에 있는 딸 집에 가서 밀린 빨래를 해왔다”고 말했다.

지리산에 인접한 전남 구례군 토지면 문수리 상중마을 10여가구, 간전면 운천리 백운천 마을 20여가구 주민들도 마을 상수원인 계곡과 상수도 배관이 얼어 불편을 겪고 있다.

구례군은 2개 마을에 소방서 급수차를 이용해 물을 공급했다. 김난수(51·토지면 문수리)씨는 “한파로 마을 상수도가 꽁꽁 얼어붙어 지하수가 나오는 집에서 길어 먹고 있다”고 호소했다.

전남 여수시 삼일동 신덕마을 190가구 주민들도 지난 20일 마을 상수도가 꽁꽁 얼자 소방서 급수차로 생수를 공급받았다. 24가구 주민들이 사는 여수시 화정면 송여자리 주민들도 겨울 가뭄 때문에 급수 운반선으로 물을 공급받고 있다.


충남 서산시 지곡면 도성리 우도와 분점도 등 섬 2곳의 간이 상수도도 얼어붙어 33가구 주민 68명이 불편을 겪고 있다. 시가 바닷물 담수화 시설을 가동해 비상급수를 하고, 생수 등을 지원하고 있지만 턱없이 부족한 상태다.

손기용 충북도 수질관리과 상수도관리 담당은 “워낙 길고 매서운 한파가 몰아 치는 바람에 외딴 마을 곳곳에서 물 부족 사태를 겪고 있다”며 “날이 풀리는 대로 상수도 확장 사업을 확대해 주민들의 불편을 해소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전국종합/오윤주 정대하 송인걸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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