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비성 연수 금지’ 심사위 규정 어겨
5박6일 동남아 등 방문 3000만원 써 울산시의회가 의원들의 낭비성 외유를 막기 위해 만든 규정을 스스로 어겨가며 의원들의 관광 외유를 허용한 사실이 드러나 시민단체의 반발을 사고 있다. 울산시의회는 지난 4월24~29일 5박6일 동안 중국·홍콩·싱가포르·인도네시아 등 네 나라를 돌아보는 일정으로 국외연수단을 파견했는데, 이 과정에서 30일 이전에 열어야 하는 심사위를 11일 전에 열어 졸속으로 연수단 파견을 허용한 사실이 28일 확인됐다. 당시 심사위에 참여했던 일부 민간위원들은 “심사위 개최 규정을 어긴데다, 계획된 방문지가 대부분 관광지여서 애초 연수 목적과 어긋난다”며 연수 시기를 늦출 것을 제의했으나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시의회 연수단은 ‘선진지 견학을 통한 지방자치 활성화’를 연수 목적으로 내걸긴 했으나, 싱가포르 장애인협회와 국회의사당 방문 정도를 빼고는 대부분 일정을 각 나라의 민속촌과 해양공원, 해양수족관 등을 구경하는데 다 보냈다. 이 연수단은 강석구, 김재열, 노진달 의원 등 시의회 상임위원장 3명을 비롯한 의원 11명과 의정담당관 등 수행 공무원 6명 등 모두 17명으로 구성돼, 의원 한 명에 178만원씩 모두 3000여만원의 예산을 썼다. 울산시의회는 2002년 9월 의원들의 잦은 낭비성 외유를 막기 위한 취지로 민간위원 4명과 시의원 3명 등 7명이 참가하는 ‘의원 공무 국외여행 심사위’를 구성하고, 의원들이 국외여행을 떠나기 30일 이전에 심사위를 열어 여행 목적과 프로그램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는 연수를 사전에 막을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만든 바 있다. 울산참여연대는 “시의원들이 스스로 만든 규정을 어겨가며 외유를 떠날 정도로 자정능력을 잃었다”며 “시의원들이 쓴 비용을 국고로 환수하는 운동을 벌이고, 해당 의원들이 비용을 반환하지 않으면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하겠다”고 말했다. 시의회 관계자는 “의원들의 의견이 갈려 급박하게 연수일정을 추진하다 보니 규정을 어기게 됐다”고 해명했다.
울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5박6일 동남아 등 방문 3000만원 써 울산시의회가 의원들의 낭비성 외유를 막기 위해 만든 규정을 스스로 어겨가며 의원들의 관광 외유를 허용한 사실이 드러나 시민단체의 반발을 사고 있다. 울산시의회는 지난 4월24~29일 5박6일 동안 중국·홍콩·싱가포르·인도네시아 등 네 나라를 돌아보는 일정으로 국외연수단을 파견했는데, 이 과정에서 30일 이전에 열어야 하는 심사위를 11일 전에 열어 졸속으로 연수단 파견을 허용한 사실이 28일 확인됐다. 당시 심사위에 참여했던 일부 민간위원들은 “심사위 개최 규정을 어긴데다, 계획된 방문지가 대부분 관광지여서 애초 연수 목적과 어긋난다”며 연수 시기를 늦출 것을 제의했으나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시의회 연수단은 ‘선진지 견학을 통한 지방자치 활성화’를 연수 목적으로 내걸긴 했으나, 싱가포르 장애인협회와 국회의사당 방문 정도를 빼고는 대부분 일정을 각 나라의 민속촌과 해양공원, 해양수족관 등을 구경하는데 다 보냈다. 이 연수단은 강석구, 김재열, 노진달 의원 등 시의회 상임위원장 3명을 비롯한 의원 11명과 의정담당관 등 수행 공무원 6명 등 모두 17명으로 구성돼, 의원 한 명에 178만원씩 모두 3000여만원의 예산을 썼다. 울산시의회는 2002년 9월 의원들의 잦은 낭비성 외유를 막기 위한 취지로 민간위원 4명과 시의원 3명 등 7명이 참가하는 ‘의원 공무 국외여행 심사위’를 구성하고, 의원들이 국외여행을 떠나기 30일 이전에 심사위를 열어 여행 목적과 프로그램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는 연수를 사전에 막을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만든 바 있다. 울산참여연대는 “시의원들이 스스로 만든 규정을 어겨가며 외유를 떠날 정도로 자정능력을 잃었다”며 “시의원들이 쓴 비용을 국고로 환수하는 운동을 벌이고, 해당 의원들이 비용을 반환하지 않으면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하겠다”고 말했다. 시의회 관계자는 “의원들의 의견이 갈려 급박하게 연수일정을 추진하다 보니 규정을 어기게 됐다”고 해명했다.
울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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