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 향수바람·제천 자드락 등 지자체 개발 열기
‘느린 걸음’ 길에 지역 문인·풍광 즐거움 새겨넣어
‘느린 걸음’ 길에 지역 문인·풍광 즐거움 새겨넣어
충북지역 자치단체들이 제주 올레길 못지않은 ‘충북형 올레길’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충북 옥천군은 옥천읍·안내면·동이면·안남면 등을 따라 이어진 금강과 대청호 주변에 ‘향수바람 녹색길’(25㎞) 조성에 나섰다. 지역 대표 문인인 정지용 시인의 대표작 <향수>에서 따온 ‘향수바람 녹색길’은 시에 나오는 ‘함초롬’, ‘전설바다’, ‘넓은 벌’, ‘실개천’, ‘성근별’, ‘질화로’ 등 시어들이 길 이름으로 등장한다.
옥천군은 정 시인의 문학을 소재로 조성한 ‘향수 30리길’, 자전거 여행길인 ‘향수 100리길’ 등과 연계해 지역의 대표 문화·관광 상품으로 키워나갈 참이다. 군 기획예산실 정승진씨는 “옥천의 빼어난 자연 경관을 그대로 보고 느낄 수 있는 길을 만들 계획”이라며 “지역의 문화와 환경을 향수 바람 길에 고스란히 담아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제천시는 청풍면·수산면 일대 청풍호반을 중심으로 ‘자드락길’(53.2㎞)을 만든다. ‘자드락’은 작은 산기슭의 비탈진 땅이라는 뜻이다. 자드락길은 청풍호반을 끼고 청풍면 교리 만남의 광장에서 상천리~옥순대교~다불리~청풍문화재단지로 이어진다.
증평군은 증평읍 율리의 좌구산(해발 657m) 주변에 ‘거북이 별 보러 가는 길’(16.9km)을 만든다. 거북이가 앉아 있는 모습을 한 좌구산과 내년 이곳에 문을 여는 좌구산 천문대가 어우러진 느림보길이다.
군은 잣나무·측백나무가 우거진 숲길과 함께, 이곳 출신인 독서광 김득신씨 등을 기리는 명인 길, 천문대와 귀틀집 등에 이르는 명소 길 등을 조성해 느리게 걷는 즐거움을 선보일 참이다.
괴산군은 산막이 옛길, 괴산댐 뱃길 등이 있는 칠성면과 청천면, 군자산 등을 잇는 ‘군자산 둘레길’(80㎞)을, 충주시는 철새 도래지인 앙성면 능암리·조천리 등에 ‘비내길’(10㎞)을 각각 추진하고 있다. 단양군도 단양읍 적성면·단성면 일대에 ‘남한강변 둘레길’(17㎞)을 만들 참이다.
음성군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태어난 곳으로 알려진 원남면 행치마을을 중심으로 ‘행치마을 둘레길’(14㎞)을, 진천군은 낚시로 유명한 초평저수지 주변에 ‘초평호 둘레길’(18㎞)을, 영동군은 매곡면 어촌리에 ‘괘방령 옛길’(1㎞)을 각각 만든다.
신연식 충북도 도시개발팀장은 “충북형 올레길은 모두 조성되면 230㎞가 넘는데다 지역 대표 관광지, 자연 경관, 문화 유적 등을 두루 끼고 있어 제주 올레길 못지않은 명소가 될 것”이라며 “행정안전부가 추진하는 ‘친환경 생활공간 조성 사업’에 이들 길 조성 사업을 추천하는 등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신연식 충북도 도시개발팀장은 “충북형 올레길은 모두 조성되면 230㎞가 넘는데다 지역 대표 관광지, 자연 경관, 문화 유적 등을 두루 끼고 있어 제주 올레길 못지않은 명소가 될 것”이라며 “행정안전부가 추진하는 ‘친환경 생활공간 조성 사업’에 이들 길 조성 사업을 추천하는 등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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