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당 상수원 반경 15㎞구제역 가축 매몰지 77곳

한강 상수원보호구역 인근 구제역 가축 매몰지

경기도 현장조사 결과
1033곳 배수시설 보완 필요
866곳 지반침하 현상 확인

수도권 시민 2500만여명의 식수원인 경기도 팔당 상수원 보호구역 인근 상류에 조성한 구제역 가축 매몰지가 137곳에 이르고, 경기도내 각 하천 인근에 만든 매몰지도 149곳이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상당수 매몰지가 배수로·저류조 등이 부실하게 조성돼, 해빙기에 가축에게서 흘러나온 침출수가 상수원을 오염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경기도는 도내 구제역 가축 매몰지 2017곳 가운데 1844곳을 지난 5~9일 조사한 결과, 한강 취수장에서 10㎞ 이내인 팔당 상수원을 보호하려고 설정한 ‘팔당 상수원 수질보전 특별대책지역’에 조성한 매몰지가 모두 137곳이었고, 이 가운데 77곳(양평 51곳, 남양주 22곳, 여주 4곳)은 팔당 상수원 보호구역에서 15㎞ 이내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5일 밝혔다.

방역 매뉴얼에 매몰지를 하천에서 30m 이내에는 조성하지 못하도록 돼 있는데도, 이 규정을 어기고 조성한 매몰지도 149곳이나 됐다. 이 가운데 팔당호로 흘러드는 지천이 있는 이천지역의 매몰지 11곳, 용인지역 7곳 등 매몰지 25곳이 하천 30m 이내에 조성됐다.

조사 대상 매몰지의 절반이 넘는 1033곳(56%)은 배수로·저류조의 보완이 필요하고, 866곳(47%)에선 지반 침하가 일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829곳(45%)은 침출수 유공관을, 534곳(29%)은 가스배출관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조사됐다. 85곳(4.6%)은 급경사 지역에 조성됐다.

또 경기도 보건환경연구원이 19개 시·군 매몰지 주변에서 지하수 831건을 채취해 검사한 결과 27%인 228건이 먹는 물 기준에 부적합했다.

안명균 경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해빙기·장마철에 침출수가 지하수를 통해 팔당 상수원으로 흘러들어 오염시킬 경우 국가적 재앙이 될 것”이라며 “문제가 된 매몰지를 옮기는 등 철저한 오염원 제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기도는 53억원을 들여 상수원 오염 우려가 있는 매몰지의 배수로·저류조 등을 정비하기로 했다. 매몰지 주변 3㎞ 이내 상수도 미급수 지역에는 상수관로 1326㎞를 설치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대전지역에서는 처음으로 동구 하소동 돼지농장에서 구제역이 발생해, 구제역 발생 지역은 모두 10개 광역시·도로 늘어났다. 수원/홍용덕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