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아동센터 청소년 증가
‘개천서 용나게’ 지속 관심을
‘개천서 용나게’ 지속 관심을
이용 학생 변화도 주목
“엄마, 아빠처럼 편해요.”
올해 고등학교 3학년에 올라가는 최보라(18·가명)양이 경기도 군포시 당동 ‘군포 희망나눔터 기쁨지역아동센터’에 첫발을 내디딘 것은 초등학교 5학년 때인 2004년. 할머니(88)와 단둘이 사는 조손가정의 최양에게 아동센터는 부모나 다름없다.
최양은 학교가 끝나면 곧장 지역아동센터로 달려가 밤 9시에 귀가했다. 월·수·금요일엔 보충수업을 하고, 화요일은 동아리 활동을 하고, 목요일엔 관악기 수업을 받았다. 또래들처럼 학원은 다니지 않았지만, 최양은 이곳에서 모든 것을 해결했다. 최양은 “제가 힘들 때 이곳 선생님들 말고는 제 얘기를 들어준 사람이 없었다”고 말했다.
지난 17일 찾은 200㎡ 규모의 지역아동센터에는 초등학생과 중·고교생이 뒤섞여 시끌벅적했다. 군포의 대표적 저소득층 밀집지역인 당동 일대에 사는 초등학생 27명과 중·고교생 19명 등 46명이 이곳에 다닌다. 그러나 다음달이면 초등학생 21명, 중·고교생 25명이 된다. 공부방이 문을 연 지 7년 만에 중·고교생 수가 초등학생 수를 앞지르게 된다.
부모가 기초생활 수급권자이거나 차상위 소득계층인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시작된 공부방은 2002년 전국 224곳이었다. 법제화를 거쳐 ‘지역아동센터’로 바뀐 몇 년 사이 훌쩍 늘어 지난해 3800곳을 웃돌았다. 그동안 아이들도 자라나 청소년 비율이 점차 커지고 있다. 부스러기사랑나눔회 경기지부의 지역아동정보센터 조윤경 센터장은 “전국 지역아동센터 학생 11만4000여명 가운데 10~15%인 1만2000~1만7000여명이 중·고교생으로 추정될 만큼, 중·고교생 비율이 느는 추세”라고 말했다.
보건복지부가 지원하는 금액은 매달 430만원이다. 교사 3명과 조리원 1명의 인건비로 320만원, 프로그램비 86만원을 빼면 운영비로는 24만원이 남는다. 매달 50만원 안팎 드는 겨울철 난방비에도 못 미칠 만큼, 절대적으로 열악한 형편이다. 군포 기쁨지역아동센터 김종민(44) 센터장은 “초등학생들이 학교를 졸업한다고 해서 부모가 기초생활 수급권자를 벗어나는 것은 아니다”라며 “지역아동센터가 성장기의 중·고교생들에게도 가족 구실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정부와 사회의 관심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군포/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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