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합격 47명에 등록권유 전화
‘전산 오류’ 뒤늦게 알고 취소
“학교쪽 공식사과 안해” 비판
‘전산 오류’ 뒤늦게 알고 취소
“학교쪽 공식사과 안해” 비판
지난 18일 저녁 8시께, 대입 재수로 마음을 굳힌 강아무개(18)군은 전북대학교로부터 일어일문과 추가합격자로 등록대상이라는 전화를 받았다. 학교는 20분 안에 등록 여부 의사를 밝혀달라고 했다. 재수문제로 부모와 심하게 다투었던 그는 부모 뜻에 따라 일단 등록하기로 했다. 다음날 등록을 위해 이 학교 누리집에서 등록금 고지서를 인쇄하려 했다. 그러나 출력이 안 됐다. 학교에 알아보니 추가합격자가 아니라는 것이다. 기가 막혔다. 그는 재수를 위해 부모에게 거짓말한 꼴이 됐다.
전북대학교가 추가합격자에 대한 등록 여부 확인 과정에서 실수를 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그런데도 학교 쪽은 학부모에게 사과보다는 이를 감추려는 태도를 보여 비난을 사고 있다.
전북대와 수험생 말을 종합하면, 18일 저녁 8시께부터 전북대 입학관리과는 6차 추가합격자들에게 전화로 통지를 시작했다. 1시간가량 지난 뒤 학교 쪽은 이상함을 감지했다.
그래서 상황을 파악해보니 전산상에 오류가 발생했다. 이미 합격한 사람 명단이 미등록으로 처리되는 바람에 그 밑에 있던 후순위자(합격자가 아님)에게 추가합격을 했다고 연락한 것이다. 이미 47명에게 통지한 뒤였다.
학교 쪽 실수를 우연히 안 임아무개(30)씨는 “전북대가 실수를 인정하고 해당 학생들에게 문자메시지로라도 알렸어야 하지만, 이런 조처를 전혀 취하지 않고 쉬쉬한 채 뭉개버렸다”며 “학교 쪽에 공식사과를 요구했지만 아직 이를 수용하지 않고 있다”고 흥분했다.
임씨는 “밤사이에 이런 일이 일어나 그나마 다행이었다. 만약 낮 시간대에 발생해 다른 대학을 포기하고 이 대학을 지원하려 했던 학생이 있었다면, 그 학생은 중간에 붕 떠버리는 상태가 나올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임씨는 “이런 일이 서울에서 발생했다면 문제가 커졌을 것”이라며 “학생들이 한꺼번에 빠져나갈 수밖에 없는 현행 입시제도의 추가등록 문제가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학교 쪽은 “실수를 발견하고 직원들이 행정전화 6대를 동원해 일일이 취소 전화를 다시 했다”며 “해당 학생(강군)의 경우는 통화내역을 확인중으로, 학부모에게 백배사죄한다”고 해명했다.
지난해 11월5일 숭실대에서는 수시 1차 전형 합격자(833명)를 발표하면서 누리집에 지원자 1만4611명 전원을 합격자로 공개하는 실수가 발생해 학교 쪽이 곧바로 조회시스템을 폐쇄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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