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서는 처음으로 도서관은 행정기관이 짓고 운영은 주민들이 100% 책임진 민관협력 도서관인 경기 시흥시 신천도서관 1층에서 22일 자원봉사자 사서들이 도서 대출과 반납 일을 보느라 분주하다.
할아버지가 책 정리·자료실 한켠엔 수유방
주민 50여명 자원봉사…내달8일 정식 개관
주민 50여명 자원봉사…내달8일 정식 개관
전국 첫 주민운영 ‘시흥 신천도서관’ 가보니
”내가 도서관장이라면…우리 동네 도서관을 어떻게 만들까?”
이 소박한 꿈이 현실로 이뤄진 곳이 있다. 공공도서관이면서 주민들이 자체 협의해 도서관 운영을 100% 책임진 전국 최초의 ‘민관협력 도서관’인 경기 시흥시 신천동 신천도서관이 다음달 8일 문을 연다. 도서관 이용시간과 규칙, 폐관일도 모두 주민들이 스스로 토의해 결정한다.
공식 개관을 앞두고 도서관을 찾은 22일, 1층 어린이 자료실 바닥과 의자에는 책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아이들로 가득하다. 자원봉사에 나선 백발의 한 신사는 책 정리에 여념이 없고 도서 반납과 대출은 주부들의 몫이다.
어린이 자료실 한쪽에서는 이색적으로 수유방도 마련됐다. 유아를 데리고 온 엄마들을 위한 배려다. 평상시에 전시공간으로 쓰도록 마련된 계단 통로를 따라 올라가니 2층에는 일반인과 청소년을 위한 종합자료실이 한눈에 들어온다. 지난달 18일 시범 운영 뒤 이곳을 다녀간 이용객이 벌써 4천명을 넘을 만큼 동네 명소가 됐다.
이처럼 ‘색다른 도서관’이 나온 것은 지난해 신천동 사무소가 옮겨가면서 남은 건물을 어떻게 활용할까 하는 고민에서 비롯됐다. 시흥시는 9억원을 들여 낡은 건물을 도서관으로 개조했고 도서관 운영은 시민들에게 맡기기로 했다.
전행주 시흥시중앙도서관 운영기획계장은 “주민이 주인인 도서관을 위해 지난해 가을 4개월 과정의 도서관 협력가 과정을 열었다”며 “처음에는 생소했지만 주민자치의 실현이라는 점에서 주민들의 호응이 컸다”고 말했다. 당시 30명의 주민이 등록해 18명이 수료했고 이 중 12명이 ‘도서관 희망씨’라는 동아리를 만들어 도서관 운영에 참여하고 있다.
자원봉사자들은 회사원, 전직 도서관장, 대학생, 주부 등 직업도 다양하다. 이들은 화장실 청소 등의 궂은일에서부터 도서 대출 등 하루 2∼4시간씩 무료 봉사에 나선다. 주민 도서관이라는 소문이 퍼지면서 자원봉사자도 12명에서 이제는 57명으로 늘었고 청소년 자원봉사자도 19명이나 가세했다.
‘도서관 희망씨’ 이옥금(51) 대표는 “처음에는 걱정이 컸고 힘도 들지만 우리 도서관이라는 생각에 자원봉사자들의 보람도 크고 생활의 활력도 얻는다”고 말했다. 시흥시는 신천도서관에 이어 올해 말께 매화동 도서관도 주민이 운영하는 2호 도서관으로 열 계획이다. 글·사진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도서관 희망씨’ 이옥금(51) 대표는 “처음에는 걱정이 컸고 힘도 들지만 우리 도서관이라는 생각에 자원봉사자들의 보람도 크고 생활의 활력도 얻는다”고 말했다. 시흥시는 신천도서관에 이어 올해 말께 매화동 도서관도 주민이 운영하는 2호 도서관으로 열 계획이다. 글·사진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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