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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시민운동가는 철저히 시민 속에 있어야”

등록 2011-02-28 18:30

전점석
전점석
후배에게 길내주려 자진 퇴임
“흩어진 경남 지역 시민단체
역량강화 위해 연결 나설 것”
[이사람] 30년 몸담은 YMCA 떠나는 전점석 창원 사무총장

“아빠는 밖에 있는 청소년만 돌보고, 집에 있는 청소년은 돌보지 않아요?”

28일 퇴임한 전점석(60·사진) 창원와이엠시에이(YMCA) 사무총장은 “30년간 ‘시민운동’ 한 우물을 팔 수 있었던 것은 가족의 이해와 협조 덕분”이었다며, 10여년 전 중학생 아들이 했던 투정어린 얘기를 떠올렸다.

전 총장은 1981년 부산 한국기독교청년회 간사로 들어가 86년 기획실장을 지냈고, 이듬해부터 2001년까지는 진주, 뒤이어 창원 사무총장을 맡아왔다. 사무총장은 정년인 65살까지 임기 제한이 없어 앞으로 5년간 더 일할 수 있지만 그는 “젊은 후배들이 많이 있다”며 자진해서 물러난 것이다. “주변 사람들이 ‘정말 어렵게 결정했겠지만, 참 잘했다’고들 해요.”

전 총장은 “지금껏 모두 크게 아픈 일 없었던 것이 첫째 고맙고,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자식들이 잘 자라준 것이 또 고맙다”며 가족에게 깊은 고마움을 나타냈다. 아버지의 무관심을 섭섭해했던 아들은 <문화방송> 프로듀서가 됐고, 딸은 거창의 청소년 복지시설에서 일한다. 부인 김지숙(55)씨는 김해아동청소년가족상담소장이다.

그는 젊은 후배들에게 “돈을 보고 일하면 안되며, 내 집 장만해서 자식에게 물려주겠다는 생각도 버려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이 일을 오래 못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또 “시민운동가는 항상 자신의 위치가 시민들 속에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며 “자칫 착각에 빠져 자신의 위치를 망각한다면 자신과 일, 단체 모두를 망치게 된다”고 경고했다.

“지금까지도 돈 안되는 일만 했는데, 퇴임하면 정말 돈 안되는 일로 더 바빠질 것 같아요.” 퇴임 이후 그는 흩어져 있는 경남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의 역량 강화와 운동 영역 다양화를 위해 이들을 연결하고 지원하는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이미 여러 사람이 고민했고 시도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던 이 일을 하려는 것에 대해 그는 “능력도 안되는 나만의 짝사랑이라는 것은 알지만, 그래도 내가 아는 것은 이것뿐”이라고 말했다. 당장은 오는 6월 출판을 목표로 2002년 이후 활동을 정리한 <창원에서 지역운동하기> 집필에 집중할 생각이다.


그는 앞으로 지역 시민운동은 단체별 성격 분화와 역할 분담이 이뤄지고, 활동영역도 다양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마을마다 소규모의 ‘좋은 마을 가꾸기 운동’도 활발해져, 기존 단체와 결합하면서 지역사회 활동은 갈수록 왕성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창원 한국기독교청년회는 오는 22일 퇴임식에서 그를 명예 사무총장으로 추대하기로 했다.

창원/글·사진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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