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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천 둔치·상습 침수지에까지 마구 파묻어”

등록 2011-03-01 20:25수정 2011-03-01 22:24

경기도 파주 시민 30만여명의 식수 취수장인 임진강 금파취수장에 인접한 파평면 금파리 늘노천 둑 아래에 구제역 가축 매몰지들이 들어서 상수원을 위협하고 있다. 파주/박경만 기자 <A href="mailto:mania@hani.co.kr">mania@hani.co.kr</A>
경기도 파주 시민 30만여명의 식수 취수장인 임진강 금파취수장에 인접한 파평면 금파리 늘노천 둑 아래에 구제역 가축 매몰지들이 들어서 상수원을 위협하고 있다. 파주/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현장] 매몰지 ‘환경오염 공포’ 파주
파주시 식수원 임진강 부근 매몰지 20여곳
“문산천 상류에 가축무덤” 주민들 불안 높아
파주시 광탄면 마장리 문산천 둔치에 조성된 가축 매몰지에서 침출수로 인한 하천 오염을 우려한 파주시가 옹벽 공사를 하고 있다. 파주/박경만 기자 <A href="mailto:mania@hani.co.kr">mania@hani.co.kr</A>
파주시 광탄면 마장리 문산천 둔치에 조성된 가축 매몰지에서 침출수로 인한 하천 오염을 우려한 파주시가 옹벽 공사를 하고 있다. 파주/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민통선(민간인 통제구역)과 임진강에 연접한 청정지역인 경기도 파주시 파평면 금파·장파·늘노리 ‘장마루’ 들녘이 구제역 사태로 곳곳에 조성한 가축 매몰지들 때문에 식수원 및 농경지 오염 우려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 들녘 매몰지들이 파주 시민 30만여명에게 식수를 공급하는 임진강 금파취수장에서 불과 700m 남짓 떨어져 있는데다, 이 들녘이 장마 때나 큰비가 오면 해마다 3~4차례 물에 잠기는 상습 침수 농경지이기 때문이다.

가랑비가 내리던 지난달 28일, 파평산(495m) 자락 아래 임진강 지천인 ‘늘노천’ 주변에 있는 장마루 들녘의 매몰지들에는 흔한 방수포도 없이 허술한 비닐이 날아갈 듯 위태롭게 펄럭이고 있었다. 임진강 금파취수장에서 700m 떨어진 금파·덕천리 들녘 곳곳에는 매몰지가 20여곳 조성돼 있었다. 상수원 보호구역에서 멀지 않은 늘노천 둑 옆에만 매몰지가 6곳가량 있었다.

금파취수장은 임진강 물을 하루 10만여t을 취수해 문산읍 문산정수장을 거친 뒤, 교하새도시와 금촌 택지지구 등 일부 지역을 뺀 파주시 전역에 수돗물을 공급한다. 파주시는 1992년 금파취수장을 확장하면서 임진강 인근 장좌·장파·금파리 일대 481만㎡를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지정했다.

경기도 파주시 파평면 취수장 인근 매몰지
경기도 파주시 파평면 취수장 인근 매몰지
현지를 둘러본 이현숙 파주환경운동연합 의장은 “금파취수장은 임진강의 기수역(바닷물과 강물이 섞이는 곳)에 있어 하루 한 차례 밀물이 밀려든다”며 “매몰지에서 늘노천으로 유입된 침출수나 소독약품 등 각종 오염물질이 임진강에 합류한 뒤 밀물에 휩쓸리면 임진강 취수장까지 영향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파평면 금파리의 66만㎡ 들녘에는 장마 때나 큰비가 오면 배수펌프들을 가동해 물을 퍼내야만 농사를 지을 수 있다고 현지 주민들은 전했다. 마을 주민 김상기(44)씨는 “금파리 들판은 해마다 몇 번씩 물에 잠기므로 농지가 모두 비슷한 영향을 받게 된다”며 “악취나 침출수 때문에 농사를 제대로 지을 수 있을지, 작물에 어떤 영향을 줄지 검증이 안 돼 걱정된다”고 말했다. 장마루 들녘은 정부 지원을 받은 600여 농가가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쓰지 않는 유기농법으로 농사를 지어온 친환경 청정지역이다.

장마루 들녘 인근 덕천리에 지난해 12월26일 돼지 8000마리를 파묻은 가로 10m, 세로 80m 규모의 대형 매몰지에는 표면에 고인 물이 논으로 흐르도록 물꼬를 만들어놓기도 했다.


임진강 수계인 파주시 광탄면 마장리의 ‘문산천’ 상류에는 물길 바로 옆 하천둔치에 구제역 감염 양성 판정이 난 소의 매몰지가 조성돼 있어 눈을 의심케 했다. 정부가 제시한 구제역 긴급 행동지침을 보면, 가축 매몰지는 집단가옥·수원지·하천 및 도로에 인접하지 않은 곳으로, 사람 또는 가축의 접근을 제한할 수 있는 장소를 선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매몰지 유실 및 침출수 유출 등의 우려가 제기되자 파주시가 철근콘크리트로 옹벽을 쌓는 공사를 하고 있지만, 하천 둑 안 물길 바로 옆에 ‘콘크리트 가축 무덤’을 조성하는 꼴이었다. 이현숙 의장은 “하천 둑 안에 오염 덩어리를 매몰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물이 들어차기 전에 다른 곳으로 곧바로 옮겨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병직 파주시 가축방역팀장은 “하천 안이 아닌 사유지인 둑에 매몰지를 설치한 것으로, 5m 높이로 옹벽을 쌓으면 침출수가 하천으로 새나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균 파주시 수도행정팀장은 “파평면 등에 조성한 매몰지는 상수원 보호구역에서 500m 이상 떨어져 있다”고 말했다.

파주/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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