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 없애고…우편물 반송 줄이고…계약전력 조정
서초구 태블릿PC로 회의 등 예산절감 ‘아이디어 짜내기’
서초구 태블릿PC로 회의 등 예산절감 ‘아이디어 짜내기’
부동산 경기 둔화로 세입이 크게 줄어 빠듯한 살림을 살고 있는 서울시내 자치구들이 예산 절감을 위해 눈물겨운 노력을 펼치고 있다.
구로구는 이달부터 우편물을 보낼 때 반송이 필요없는 우편물에 반송을 거절하는 의사를 표시해 보내는 ‘환부거절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이렇게 하면 우체국이 주소 이전 등으로 전달하지 못한 우편물을 구청이 돌려받을 때 우체국에 지급하는 요금(1통당 1500원)을 내지 않아도 된다.
이 우편물은 우체국에서 3개월간 보관한 뒤 폐기하게 된다. 구로구는 이 제도 하나로 연간 1900만원의 예산이 절감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밖에도 프린터 토너 사용량을 80%로 줄이는 프로그램을 전 직원의 컴퓨터에 설치했다. 복사지 구입도 지난해 대비 35% 수준으로 대폭 줄였다. 3월이지만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서도 지난 14일부터는 구청 건물 전체의 온수를 차단하고 있다. 구로구 관계자는 “살림이 어려운데 복지 등 지출 요소가 많은 실정이라 직원들이 힘들어도 불편을 감수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서초구에서는 올해부터 진익철 청장이 “종이 들고 오는 간부는 보고받지 않겠다”며 종이 없는 행정을 펼치고 있다. 과장급 이상 간부들에게 태블릿피시를 나눠줘, 각종 회의나 간담회 등에서 종이가 사라졌다. 서초구의 종이 사용량은 2008년 3180상자에서 2010년 4319상자로 매년 20%가량 증가해왔다. 서초구 관계자는 “종이를 태블릿피시로 대체하면서 환경도 살리고 행정 업무가 더 빨라지는 효과도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전기요금을 줄이기 위해 아이디어를 짜내는 자치구도 있다. 종로구는 최근 424개 산하 기관·시설의 전기요금을 분석했다. 그 결과 계약전력이 높게 책정돼 기본요금이 과다하게 부과되거나, 반대로 계약전력이 낮아 누진세가 부과되는 시설은 현장 조사를 통해 적정한 수준으로 계약전력을 조정하기로 했다. 종로구는 계약전력 조정을 통한 전기료 절감방안을 포함해 연간 2억3000만원의 전기요금을 절감할 방안을 마련했다.
동대문구는 골목길에 설치된 보안등의 전기요금 납부방식을 바꾸는 아이디어로 요금 절약을 하고 있다. 그동안은 지역 내 1만958개 보안등의 전기요금을 26개 계좌로 통합해 납부해왔지만, 최근 개별 보안등마다 따로 납부 계좌를 만들었다. 이렇게 되면 자동이체 할인과 인터넷빌링 할인 폭이 훨씬 커져 전기요금이 연간 3000만원 절약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동대문구 관계자는 “예산 절감뿐 아니라 보안등 관리체계가 확립돼, 한전과의 전기요금 시비도 원천적으로 차단되는 부수적 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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