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시설, 구미시에 반환키로
올해 연말이면 경북 구미 금오산 정상이 58년 만에 시민들 품으로 되돌아온다.
구미시는 29일 “시와 미군당국이 31일 오전 구미시청에서 금오산 정상 해발 976m 현월봉에 설치된 미군시설을 반환하는 합의문에 서명한다”고 발표했다. 양쪽은 이 자리에서 금오산 정상 부근 2만2585㎡에 설치된 초소와 헬기장 등 미군시설 가운데 정상을 포함한 5600여㎡를 구미시에 되돌려준다는 합의문에 서명할 예정이다.
양쪽은 앞으로 4개월여 동안 2차례에 걸친 실무협의회를 거친 뒤 이르면 7월부터 미군당국이 금오산 정상에 설치한 철조망과 막사, 통신시설 등을 뜯어낼 것으로 알려졌다. 금오산 도립공원관리사무소 김사기 소장은 “이르면 올해 12월이면 구미시민들이 금오산 정상을 밟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6·25 직후인 1953년 11월 한-미 상호방위조약에 따라 미군이 금오산 정상에 초소와 헬기장 등으로 이뤄진 통신기지를 세우면서 철조망을 쳐 놓고 일반인들의 출입을 막아 금오산을 찾는 등산객들은 정상을 밟아 보지 못한 채 정상 10여m 앞에서 되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미군통신기지는 1991년 군인들이 상주하지 않는 무인시설로 바뀐 뒤 방치돼 왔으며, 구미시민과 시민단체, 등산객들이 계속 정상 개방을 요구하자 2004년부터 10여차례에 걸쳐 한-미 당국이 통신기지 반환을 위한 협상을 벌여왔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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