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전국 전국일반

‘김탁구 마을’ 3일 잔치 열어요

등록 2011-04-01 18:43수정 2011-04-01 20:08

이광진씨, 윤여정씨
이광진씨, 윤여정씨
수암골 주민 공동체 ‘마실’ 꾸려
‘달동네’를 밝고 환한 ‘해동네’로
충북 청주시 상당구 수동 수암골 주민들이 생활문화 공동체 ‘마실’을 만들었다.

우암산 기슭에 들어선 마을은 청주의 대표적 달동네로 불렸다. 해방 직후 판잣집이 하나 둘 생기더니 한국전쟁 뒤 피란민들이 몰려들어 마을을 이뤘다. 재개발, 주거환경 개선 사업 등이 이어졌지만 달동네의 침침한 그림자는 사라지지 않았다.

2008년 봄부터 달라졌다. 충북민족미술인협회의 이홍원 화백 등이 골목 곳곳에 벽화 50여점을 그리자 입소문을 타고 마을이 알려지더니, 2009년 드라마 <카인과 아벨>에 이어 지난해 ‘국민 드라마’로 불린 <제빵왕 김탁구>의 촬영지가 되면서 유명세를 탔다. 드라마가 방영될 때는 평일 평균 1천여명, 주말엔 4천~5천명이 마을로 몰려들었다.

마을에 사람들이 몰리면서 정작 주민들은 곤욕을 치렀다. 수동 15통장이자 마실 대표인 윤여정(53·오른쪽)씨는 “사람들이 찾아오면서 마을에 생기가 돌았지만 밤낮없이 몰려오는 바람에 잠을 잘 수조차 어려울 만큼 불편했다”며 “드라마 말고는 자랑할 것도, 대접할 것도 없어 안타깝기도 했다”고 말했다.

윤씨 등의 이런 고민이 공동체를 만들었다. 사회적 기업 가온, 청주 수동 시니어클럽, 아올의료생활협동조합, 충북민생연대, 충북대 보건진료원 등이 참여하고 있는 수암골 지역사회협의회가 손을 보탰다. 이들은 수암골 도우미를 자처하고 있다.

수암골 지역사회협의회 공동대표인 이광진(53·왼쪽) 흥덕문화의집 관장은 “방송 드라마가 수암골을 알렸다면, 이제 주민들이 수암골의 정체성을 세우고, 수암골만의 문화를 만들기 위해 팔을 걷어부쳤다”며 “무채색 달동네가 머지 않아 밝고 환한 해동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실의 첫 작품은 ‘수암골 밥상’과 ‘수암골 예술시장’이다. 주부들은 우암산 도토리로 만든 묵과 칼국수, 비탈밭에서 가꾼 채소로 소박한 밥상을 차려 내놓을 참이다. 노인들은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충북지회의 공예 작가들한테서 겨우내 배우고 익힌 공예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마을은 3일 ‘사람이 희망입니다’라는 주제로 잔치를 열어 마실 공동체를 자랑할 참이다.

윤씨는 “조금씩, 천천히 수암골이 어떤 마을인지 알려나갈 생각”이라며 “돈 때문에 벌린 일이 아니지만 조금이라도 여윳돈이 생기면 사회적 기업 같은 것을 만들어 주민 모두와 공유하고 싶다”고 말했다.


청주/글·사진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전국 많이 보는 기사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1.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2.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3.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4.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5.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