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완주 전북지사가 6일 오전 10시 전북도청 2층 브리핑룸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 본사의 분산배치를 촉구하며 삭발하고 있다. 전북도 제공
민주 의총서 거론 안되자 “경남 독식 막겠다” 배수진
9일 딸 결혼식 앞둬…경남지사 “심정 이해하지만…”
9일 딸 결혼식 앞둬…경남지사 “심정 이해하지만…”
김완주 전북지사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분산배치를 정부에 촉구하며 삭발했다.
김 지사는 6일 전북도청에서 ‘엘에이치 본사 분산배치 관철을 위한 범도민 비상시국 선포식’을 열어 “엘에이치 본사 일괄배치는 특정지역에만 유리한 승자독식”이라며 “우리는 애초 전북으로 오기로 한 토지공사 몫만큼을 달라고 요구한다”며 삭발을 단행했다.
김 지사의 삭발은 최근 정부가 동남권 신공항 건설을 백지화한 뒤 들끓는 영남권의 민심을 달래려고 엘에이치를 경남으로 일괄배치하는 것을 막으려는 배수진으로 풀이된다. 또 분산배치를 당론으로 채택하지 않고 있는 민주당에 대한 불만의 표시로도 해석된다.
전북도청 직원 100여명은 이날 김 지사의 삭발을 숙연하게 지켜봤다. 김 지사는 9일 서울의 한 교회에서 딸의 결혼식을 치를 예정이어서 참석자들을 착잡하게 만들었다.
감청색 점퍼에다 ‘토지주택공사 본사는 기필코 전북 혁신도시로’라는 어깨띠를 두른 김 지사는 “엘에이치 본사가 정치논리에 의해 경남으로 가지 않을까 심각하게 우려한다”며 “정부원칙을 따르지 않는 쪽은 경남인데도 전북이 불이익을 당한다면 부당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교 졸업 뒤 처음으로 머리를 짧게 깎았다는 김 지사는 “전북과 경남의 지역내총생산(GRDP) 차이는 무려 43조원이 넘는데도, 한섬을 빼앗아 아흔아홉섬을 가진 자에게 백섬을 채워주려 한다”고 우려했다.
참여정부는 혁신도시를 추진하면서 애초 토지공사를 전북에, 주택공사를 경남에 이전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의 공기업 선진화 방침으로 2009년 10월 토공과 주공이 통합했다. 국토해양부는 줄곧 분산배치 견해를 밝혔으나 최근 일괄배치 움직임이 일었다. 전북도는 본사·기획실 등 24.2%를 전북에, 나머지 사업부서 75.8%를 경남에 분산배치하기를 바랐다. 경남은 “통합한 기관을 다시 분리할 수 없고, 전북에는 새만금이 있다”며 일괄배치를 주장했다.
이들 두고 김두관 경남지사는 “김 전북지사의 심정을 이해하지만, 과도한 대응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며 “경남도로 일괄이전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또 그는 “동남권 신공항처럼 지역갈등을 조장한 뒤 엘에이치 이전 백지화나 지연사태가 재연해서는 안 된다”며 신속한 결정을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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