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전주 유일여고 사회동아리 ‘누리혜윰’ 학생들이 지난 2월, 전북 전주시 서신동 이마트 근처 도로에서 천막을 치고 농성중인 조지훈 전주시의회 의장을 방문했다. 누리혜윰 제공
3학년 문과생 12명으로 출범
사회현실 부딪히며 생각키워
전주 시내버스 파업 현장방문
SSM관련 시의장·상인도 만나
사회현실 부딪히며 생각키워
전주 시내버스 파업 현장방문
SSM관련 시의장·상인도 만나
[사람과 풍경] 전주 유일여고 토론동아리 ‘누리혜윰’
여고생 12명이 지난 2월28일 오전, 파업중인 전주 시내버스 노조 간부들을 방문했다. 버스 이용에 불편을 겪는 피해자로서 파업의 이유를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박사훈 전국운수산업노조 민주버스본부장을 인터뷰했다. 파업이 길어진 배경을 들었다. 마냥 불평만 했던 일들이 조금은 부끄러웠다. 버스파업을 보는 다른 시각이 생겼다. 현장체험 소득이다. 일부 어른들은 이들을 부정적인 시선으로 본다. 하지만 학생들은 노조편이 아니다. 시간문제로 버스회사 쪽 관계자는 만나지 못했다.
전북 전주 유일여고 사회동아리 ‘누리혜윰’이 사회현실을 직접 살피고 있다. 누리혜윰은 ‘세상’을 뜻하는 우리말 ‘누리’와 ‘생각’을 의미하는 우리말 ‘혜윰’을 결합해서 만들었다. 미래 민주시민으로서 사회현실을 바르게 인식하고, 제대로 대응하자는 뜻으로 붙인 이름이다.
동아리 회원은 모두 12명으로 3학년 문과생으로 이뤄졌다. 1학년 때인 2009년 말부터 사회문제에 관심을 보였던 학생들이 2010년 여름방학 때 탐구활동의 기반을 다졌고, 2011년 1월 겨울방학에 공식 동아리를 만들었다. 그리고 전주 시내버스 파업, 기업형 슈퍼마켓(SSM), 구제역 문제, 사회적 기업 등을 조사했다.
2월28일 오후, 학생들은 전주시 서신동 이마트 근처에서 농성중인 조지훈 전주시의회 의장을 방문했다. 당시 조 의장은 이마트 등 기업형 슈퍼마켓이 영업시간을 하루 2시간 단축해야 한다며 투쟁했다. 조 의장한테서 지역자금 역외유출 등의 피해를 들었다.
앞서 학생들은 지난 1월 재래시장인 남부시장 상인도 만났다. 상인들은 새벽부터 열심히 일하지만 일찍 문을 닫는 등 재래시장이 활성화하지 못하는 현실을 봤다.
학생들은 또 구제역이 창궐하는 기간에 전북 김제시 죽산면 나아무개(51·축산 경력 3년)씨 농가를 방문했다. 이 농가를 찾은 것은 2007년 4월 총체보리한우 특구로 지정된 김제시의 축산업자였기 때문이다. 얘깃거리가 있을 것 같아서였다. 학생들은 김제시 축산진흥과도 찾았다.
김소현양은 “시간 내기가 어려웠지만 이런 조사활동이 진로를 개척하는 데 튼튼한 디딤돌이 될 것”이라며 “3학년이어서 한계는 있지만 새로 도입한 교과교실제 문제 등을 다룰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민곤(54) 지도교사는 “좁은 창에 갇힌 시선이 아니라, 더 넓은 눈으로 사회현상을 바라볼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말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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