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 ‘도박수익금’ 갈수록 늘어
수감중인 처남 돈 묻은 땅주인
굴착기 기사 도둑 몰려다 들통
수감중인 처남 돈 묻은 땅주인
굴착기 기사 도둑 몰려다 들통
전북 김제의 한 마늘밭에 묻혀 있던 인터넷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 수익금은 모두 110억원이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북 김제경찰서는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처남이 불법 도박사이트로 번 돈을 관리한 이아무개(53·무직)씨의 김제시 금구면 선암리 마늘밭 주변을 수색해, 불법 은닉자금 86억6200만원을 10일 추가로 발견했다고 11일 밝혔다. 경찰은 이에 앞서 8일 3억원, 9일 21억1500만원을 발견해, 마늘밭, 차트렁크, 집금고 등에서 발견한 돈은 모두 110억7800만원으로 늘어났다. 이번에 발견된 돈은 대부분 5만원권 묶음(100장)으로 김치통·플라스틱통 등에 27개로 나눠져 밭 가장자리에 묻혀 있었다.
경찰수사 결과, 피의자 이씨의 큰처남(48)과 작은처남(44)은 2008년 1월 중국에 서버를 둔 인터넷 불법 도박사이트를 개설하고, 여기서 번 돈을 2009년 4월부터 2010년 5월까지 1차례에 10억원 가량씩 10여 차례 걸쳐 이씨에게 현금으로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처남 형제가 사이트 운영으로 얻은 부당이득 규모는 170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에 발견된 돈은 피의자 이씨가 2010년 5월 김제시 금구면 선암리 990㎡의 땅을 산 뒤 2010년 6월부터 2011년 3월까지 10여차례에 걸쳐 묻은 것이다. 이씨는 애초 자신의 집 안방 등에 감추었으나 관리가 힘들자, 혼자 새벽과 밤 시간을 이용해 밭에 돈을 묻은 것으로 드러났다.
피의자 이씨는 지난 2일 밭에 상추씨앗을 뿌리다가 굴삭기 기사 안아무개(52)씨가 지난 2월 매화나무를 옮긴 사실이 찜찜해 밭을 팠다. 이 사건은 밭을 파보고 페인트 플래스틱통 2개에 넣어둔 7억원이 사라진 사실을 확인한 이씨가 안씨를 찾아가 “조폭들이 이곳에 돈을 묻었는데 다음달 출소한다. 돈을 못봤느냐”고 따지자, 이에 놀란 안씨는 지난 2일 경찰에 신고하면서 밝혀지게 됐다.
경찰은 11일 이씨를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남은 돈을 압수해 국고에 넘기기로 했다. 문대봉 김제경찰서 수사과장은 “진술한 내용과 실제 액수가 비슷해 다 나온 것으로 보이지만, 앞으로 추가 현장 발굴작업을 계속하고 피의자들의 주변 가족관계를 더 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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