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시, 시설보수 자금 없어 개관 4년만에 문닫기로
“인근 과학관 중복투자 탓…예산낭비 책임져야” 비판
“인근 과학관 중복투자 탓…예산낭비 책임져야” 비판
정부와 경북도, 구미시가 예산으로 세운 구미 유비쿼터스 체험관이 4년 만에 문을 닫는다.
구미시는 오는 6월 금오공대 안 구미 유비쿼터스 체험관의 문을 닫을 방침이라고 12일 밝혔다. 2007년 3월 당시 정보통신부 20억원, 경북도 5억원, 구미시 15억원 등 모두 40억원을 들여 건립한 구미 유비쿼터스 체험관은 ‘구미시의 사계절 이야기’를 소재로 집이나 사무실 등 다양한 공간에서 유비쿼터스 환경을 체험할 수 있는 시설이다. 유비쿼터스는 언제 어디서나 자유롭게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는 환경을 가리킨다.
하지만 2008년 일부 시설이 교체된 뒤 3년여 동안 시설 개·보수가 이뤄지지 않아 볼거리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또 일부 시설은 작동조차 제대로 되지 않고 있지만 개·보수를 맡은 경북도와 구미시는 예산 부족을 이유로 지원을 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처음 문을 연 2007년에는 한 해 동안 3만3천여명이 다녀갔지만 지난해에는 관람객이 2만여명에도 못 미쳤다. 특히 금오공대에서 4㎞ 떨어진 구미 동락동원에 성격이 비슷한 구미과학관이 지난달 문을 열면서 시민들의 발길이 뚝 끊어졌다.
유비쿼터스 체험관 조남식 팀장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예산으로 건립한 뒤 금오공대에서 해마다 2억원을 들여 체험관을 운영해 왔다”며 “하지만 하루가 다르게 기술이 바뀌면서 해마다 10억~20억원을 들여 업그레이드를 해야 하지만 구미시에서 예산을 주지 않아 투자를 못했다”고 털어놨다.
결국 구미시는 지속적으로 예산을 투자하기 어렵고, 중앙정부의 예산을 확보하는 길도 막히자 6월께 문을 닫기로 잠정 결정했다. 구미시와 금오공대는 이 체험관을 뜯어내고 그린에너지 체험관을 건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유비쿼터스 체험관은 해마다 시설을 개·보수하는 데 많은 비용이 들지만 그린에너지 체험관은 한번 건립하면 시설 개·보수비가 많이 들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구미경실련 조근래 사무국장은 “구미 유비쿼터스가 운영중인데도 성격이 비슷한 구미과학관을 세운 것은 명백한 중복투자라고 생각한다”며 “구미시가 예산 낭비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구미시는 “아직 폐쇄를 확정하지는 않았으며 그린에너지 체험관으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는 단계”라고 밝혔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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