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정비사업에 시민단체 반발
지리산 자락을 흐르는 전북 남원의 람천이 ‘고향의 강’ 정비사업에 선정되자 환경단체가 “하천을 죽이지 말라”며 반대하고 나섰다. 지리산생명연대는 “국토해양부가 추진하는 ‘고향의 강’ 정비사업에 람천이 선정돼 2016년까지 총사업비 300억원이 투자될 것”이라며 “생태계 파괴가 우려된다”고 19일 밝혔다.
이 사업은 국비 180억원, 도비 60억원, 시비 60억원을 들여 자동수문보 설치, 자연형습지 복원 등을 추진해 지리산 둘레길과 남원의 국악을 연계한 명품 하천을 조성한다는 내용으로 짜였다.
지리산생명연대는 지난해 7개월 동안 람천의 생태를 조사해 50~60곳에서 수달 배설물과 발자국 등의 흔적을 발견했다. 이밖에 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인 삵의 발자국과 고라니 사체 등도 발견했다. 이 단체는 람천에 수달이 최소 5마리가 서식할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람천에는 습윤식물대가 발달해 있고, 모래톱이 잘 형성된데다 넓적한 큰 바위들이 군데군데 자리하고 있어 수달이 서식하기에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지리산생명연대는 강원도 동강과 합류하는 조양강의 경우 하천공사가 이뤄지기 전에는 안정적으로 서식하던 수달이 공사가 시작된 후에는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 배설물조차 발견되지 않는 사례가 있었다고 걱정했다.
최화연 지리산생명연대 사무처장은 “람천을 둘러싼 환경생태적인 면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추진해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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