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울·경 7500명 조사 “불승인 많고 보상도 미흡”
개선방안 1순위는 “환자 치료비용 부담 없애야”
개선방안 1순위는 “환자 치료비용 부담 없애야”
산업재해보험을 운영하는 근로복지공단이 노동자들로부터 낙제 점수를 받았다.
‘부산·울산·경남 노동자 건강권 대책위원회’는 19일 부산·울산·경남 지역 노동자 7527명을 대상으로 ‘산재보험과 근로복지공단에 대한 현장 노동자 인식조사’를 한 결과, 노동자들의 불신이 깊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를 보면, 산재보험이 병들고 다친 노동자를 위해 적극적으로 운영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72.0%가 아니라고 답했다. 그렇다는 답은 전체의 7.0%에 그쳤다. 산재보험이 실질적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노동자들이 생각하는 가장 큰 이유는 산재 불승인이 많기 때문(74.7%)이었다. 산재 승인을 받기 어려운 이유로 73.9%는 업무상 질병에 대한 까다로운 인정 기준을 꼽았다.
근로복지공단의 성적을 매긴다고 했을 때, 전체 응답자의 87.5%가 50점 미만의 낙제점을 줬다. 심지어 25.9%는 0점을 매겼다.
산재 불승인이 많다는 문제의 해결 방안으로 응답자의 51.3%는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독립된 심사기구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또 산재 승인을 받은 노동자가 마음 편히 치료를 받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주치의사 소견과 환자 의견을 존중하고, 추가 비용을 부담하지 않도록 비급여 항목을 없애는 것(81.9%)이라고 답했다.
응답자의 80.2%는 다시 일을 할 수 있다는 주치의사의 소견이 나오기 전에 치료를 강제로 끝내서는 안 되며, 63.5%는 치료를 끝내는 것과 동시에 재활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노동자들이 산재보험과 근로복지공단을 불신하는 이유는 수많은 노동자들이 산재 불승인 문제에 시달렸고, 설사 승인받더라도 정당한 보상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이번 조사를 통해 현장에서 병들고 다친 노동자들을 제대로 보호하고 정당하게 보상하기 위해서는 산재보험의 대대적 개혁이 필요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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