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작천보 공사에 따른 농가피해
청주 까치내 700여 농가
못자리 못만들어 분통
보 교체과정서 물 말라
못자리 못만들어 분통
보 교체과정서 물 말라
4대강 살리기 사업 때문에 농민들이 속을 태우고 있다. 충북 청주시 무심천과 미호천이 만나는 합수머리 까치내에서 물을 끌어다 ‘신대·원평뜰’ 600여㏊에서 농사를 짓는 700여 농가들은 4대강 사업이 원망스럽다. 작천보가 내를 막아줘 해마다 수심 2~3m를 유지해온 까치내의 수심이 크게 줄어 못자리조차 만들지 못하게 된 때문이다. 국토해양부가 4대강 사업의 하나로 지난해 11월부터 충북도에 위탁해 시작한 작천보 교체 공사가 원인이었다. 시공업체는 고정형 보인 작천보를 허물고 가동형 보를 시공하는 동안 보 옆에 모래둑을 쌓아 물을 가뒀지만, 둑이 여러차례 터져 수심이 50㎝ 아래로 내려갔다. 22일 비가 내렸지만 못자리를 내는 데는 턱없이 모자랐다.
이 마을 주민 정진철(44)씨는 “볍씨 2t가량을 불려 논에다 모를 키울 못자리를 만들어야 하는데 물이 없어 걱정”이라며 “못자리를 제때에 만들지 못하고 물이 부족해 모를 제대로 기르지 못하면 올해 농사는 죽을 쑤는 것”이라고 말했다. 주민 김병학(52)씨도 “농민들은 속이 타들어가는데, 정부와 자치단체 등은 4대강 사업에만 매달려 울화통이 치민다”고 말했다.
한국농어촌공사 청원지사 지역개발팀 김계범씨는 “농업용수 공급에 문제가 있어 충북도에 조처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진설 충북도 4대강살리기 담당은 “현장에 나가 정확한 실태를 살핀 뒤 조처하겠다”고 말했다.
경북 구미시 거의동 낙동강 인근에서 논농사를 짓는 석진규(36)씨도 4대강 사업 때문에 못자리를 제때 만들지 못했다. 농어촌공사는 이 마을 논 38만165㎡를 4대강 사업 낙동강26공구 농경지 리모델링 지구로 포함하면서 수리시설도 같이 편입했다. 석씨 등이 남은 논 18만1818㎡에 농사를 짓는 데 필요한 새 수리시설 공사가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농어촌공사 구미지사는 지난 21일 뒤늦게 마을 공동 못자리 조성에 나섰지만, 주민들은 “예년보다 열흘가량 늦어져 벼 수확량이 줄까 걱정”이라며 불만을 쏟아냈다.
청주 구미/오윤주 박주희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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