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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되살아오는 ‘해방의 코스모스’여

등록 2011-04-28 20:51

지난 26일 전남대생 박승희씨가 분신했던 전남대 1학생회관 부근에서 추모사진집 헌정식이 열렸다. 왼쪽부터 김태성 추모사진집 편집위원장, 나간채 전남대 5·18연구소장, 오종렬 진보연대 상임고문, 김준태 5·18기념재단 이사장, 정희곤 광주시의회 교육위원장.  박승희 열사 20주기 행사위 제공
지난 26일 전남대생 박승희씨가 분신했던 전남대 1학생회관 부근에서 추모사진집 헌정식이 열렸다. 왼쪽부터 김태성 추모사진집 편집위원장, 나간채 전남대 5·18연구소장, 오종렬 진보연대 상임고문, 김준태 5·18기념재단 이사장, 정희곤 광주시의회 교육위원장. 박승희 열사 20주기 행사위 제공
‘마지막 순간’ 찍은 김태성씨, 사진집 헌정
모교 인근에 흉상제막…전남대선 문화제
[사람과 풍경] 박승희 열사 20주기 추모행사 다채

20년 전 봄날. 그는 20살 청년이었다. 그는 시국집회가 한창인 전남대 5·18광장에 서 있었다. 그리고 운명처럼 한 여학생이 분신하는 장면을 목격했다. 반사적으로 셔터를 눌렀다. 사진 7컷이 카메라에 담겼다. 그는 현상한 필름을 들고 밤새 몸을 떨어야 했다.

“너무너무 미안했어요. 동갑내기 여학생이 불타는데 사진을 찍고 있었으니…. 그 자리에 있지 않았더라면 인생이 달라졌을 거예요. 그 찰나에 ‘뜨겁게 사는 방법’을 배웠다고나 할까요.”

사진작가 김태성(40)씨는 당시 전남대 학보사 기자였다. 그는 1991년 4월29일 오후 3시 긴장감이 감도는 전남대 학내 집회를 취재하러 갔다. 사흘 전 명지대생 강경대씨가 시위진압 경찰에 맞아 숨진 터라 분위기가 극도로 뒤숭숭했다. 바로 그 순간 전남대생 박승희(사진)씨가 91년 분신정국의 한가운데 몸을 던졌다.

그해 봄을 아프게 기억하는 정희곤·구신서·노훈오·윤영덕 등 당시 교사와 학생 300여명이 박승희 열사 20주기 행사위원회를 꾸렸다. 이들은 지난 26일 추모사진집 <해방의 코스모스>를 발간하고, 29일 그의 모교인 목포 정명여고 부근에 흉상을 제막한다.

추모기간으로 정한 새달 16~22일엔 ‘1991년, 빛나는 청춘을 기억하라’는 주제로 여러 행사를 펼친다. 새달 16일 박씨가 유서와 함께 남긴 코스모스 씨앗을 전남대에 뿌려 꽃밭과 꽃길을 만들고, 추모문집 <봄날의 코스모스>와 추모다큐 <1991~2011, 우리 승희, 해방의 코스모스>를 선보인다. 이어 새달 21일 저녁 6시 전남대 봉지 무대에서 풍물과 노래가 어우러지는 추모문화제를 펼친다.

사진작가 김씨는 “20년 전 약속을 이행한 기록을 사진집에 담아 헌정했다”며 “추모행사는 앞으로 20년도 그를 잊지 않고 뜨겁게 살아가겠다고 다짐하는 자리”라고 말했다.

박승희 열사
박승희 열사
전남대생 박승희(<용봉> 편집위원)씨는 분신정국이 숨가쁘게 진행돼던 91년 5월19일 전남대 병원에서 숨졌다. ‘노태우 타도’와 ‘백골단 해체’를 외치며 분신한 지 21일 만이었다. 광주의 시민단체와 전남대 총학생회는 전남도청 앞에서 노제를 지낸 뒤 그를 북구 망월동 민족민주열사 묘역에 안장했다. 그는 2005년 9월 군부독재의 공안통치에 온몸으로 맞선 행적이 입증돼 민주화운동 관련자로 인정됐다. (062)527-0429.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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