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층 전체 개조…“3년간 70억 판돈” 62명 검거
울산 도심의 4층짜리 빌라 전체를 도박장으로 개조해 3년 가까이 70여억원대의 판돈을 걸고 도박을 벌여온 62명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울산 남부경찰서는 2일 도박 개장 및 상습도박, 공갈 등 혐의로 울산 남구 삼산동 정아무개(45)씨 부부와 주방 도우미, 상조회사 외판원, 전업주부 등 62명을 붙잡아 정씨 부부와 주방 도우미 등 5명을 구속하거나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하고, 5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정씨 부부는 2008년 7월부터 남구 삼산동의 4층짜리 빌라 전체를 도박장으로 개조한 뒤 폐쇄회로티브이를 설치해 놓고 아는 사람만 가려 출입시키는 방법으로 상조회사 외판원, 주부 등 도박자들을 모아 최근까지 모두 71억원의 판돈을 걸고 고스톱 도박을 하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판돈의 10%인 7억여원을 꽁지돈으로 챙기고, 돈을 잃은 도박자들에게 높은 이율로 돈을 빌려준 뒤 갚지 못하면 공갈 협박을 일삼아 금품을 가로챈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조사에서 이들은 부인 정씨가 도박자들에게 휴대전화 문자로 “오늘 맛있는 음식을 준비해 놓았는데 식사하러 오세요”라고 보내 회신을 받으면, 남편 정씨가 미리 정해진 장소에서 도박자들을 차량에 태워 빌라 주변에 내려준 것으로 드러났다.
도박자 가운데는 대기업에서 산업재해로 숨진 남편의 보상금 수억원을 도박장에서 다 날린 주부도 있었으며, 도박장에서 수억원대의 돈을 잃은 부인 때문에 남편이 스트레스로 병을 앓다가 숨진 사례도 조사됐다. 또 조직폭력배가 주부 상습도박자한테서 1000만원을 빌린 뒤 200만원만 갚고 나머지 800만원은 공갈 협박을 일삼아 떼먹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신동명 기자 tms13@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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