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무궁화호 급정거 사고
대체기관사 실습 운행중 일어나
대체기관사 실습 운행중 일어나
철도 사고·고장이 잇따르는 가운데 코레일이 양성하는 이른바 대체 기관사가 실무 수습 과정에서 열차를 운행하다 사고를 낸 사실이 드러났다.
지난달 29일 오전 11시50분께 강원도 원주시 중앙선 만종역에서 일어난 무궁화호 열차의 급정거 사고는 실습을 하던 대체 기관사가 운행하다 발생했다. 전국철도노동조합 청량리기관차 승무지부는 6일 성명을 내어 “당시 대체 기관사의 운행 미숙으로 제한 속도가 시속 35㎞인 구간을 95㎞로 달리다 급정거하는 바람에 승무원·승객 등이 크게 다쳤다”며 “승객 200여명을 태우고 운전 연습을 한 것은 미친 행위였다”고 지적했다.
당시 열차에는 정규 기관사나 부기관사 없이 대체 기관사 2명과 이들을 교육하는 운전지도과장이 탑승해 열차를 운행하고 있었다. 임석규 코레일 언론홍보처장은 “대체 기관사는 규정된 면허증을 딴 뒤 실무 수습을 하고 있었고, 함께 운행한 운전지도과장은 기관사 출신으로 이들의 운행을 지도·감독하고 있었다”며 “일부 지도에 문제가 있기는 했지만 실습 운전 자체가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코레일은 2009년 말부터 ‘대체 기관사 3000명 양성 계획’을 추진해, 필기·실기 시험에 합격하면 실습 운행을 하도록 해왔다. 코레일은 지난 2일부터 대체 기관사 실습 운전을 잠정 보류했다.
조안식 철도노조 운전분과국장은 “승무원들은 부기관사로 일하면서 해당 선로를 완벽하게 숙지하는 데만 여러 해가 걸린다”며 “코레일이 ‘노조원들의 파업에 대비한다’며 대체 기관사들을 양성하면서 국민의 목숨을 담보로 시험 운행을 하는 행위는 바로 중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6일에도 오후 1시17분께 동대구발 서울행 고속철(KTX)이 김천·구미역 부근에서 기관 고장을 일으켜 20분 남짓 멈췄으며, 동대구발 서울행 무궁화호 열차는 4일과 5일 이틀 연속해 기관 고장을 일으켜 승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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