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부안지역 중증장애인들과 활동보조인들이 지난 4일 전주국제영화제를 보려고 출발하기 앞서 복지관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부안 장애인종합복지관 제공
전주방문 행사 뜻깊은 하루
“바깥나들이 꿈도 못꿨는데”
“바깥나들이 꿈도 못꿨는데”
전북 부안에 사는 장애인 윤미정(44·정신장애1급)씨는 지난 4일을 잊을 수가 없다. 그는 장애인 동료와 함께 전주국제영화제에 다녀왔다. 이날 점심 콩나물국밥 맛은 일품이었다. 영화도 봤다. 부안에는 영화관이 없다. 그동안 바깥나들이는 꿈도 못 꾸었다. 이런 기회가 자주 있었으면 좋겠다.
전북 부안 장애인종합복지관이 장애인들과 함께 행복 나들이를 다녀왔다. 지난 4일 하루 장애인 12명과 이들의 이동을 돕는 활동보조인 10명, 직원 2명 등 모두 24명이 전주국제영화제에 들렀다. 지체장애, 시각장애, 지적장애 등 1급 중증장애인들이다. 이들은 영화도 관람하고, 한옥마을의 경기전과 전동성당도 방문했다.
사회복지사 이정란씨는 “문화 혜택이 적은 농촌에 거주하는데다 자유롭지 못한 장애인이어서 1년에 1~2번은 지역축제 등에 다녀왔지만, 영화제 참석은 이번이 처음이었다”며 “대부분이 홀로 사는 50~60대 분들이라 나들이를 정말로 기뻐하신다”고 말했다. 이씨는 “대부분이 글씨를 잘 읽지 못해 외화보다 방화를 선택했다”며 “영화를 영화관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워하셨다”고 전했다.
하지만 장애인들의 단체 영화 관람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영화관 중 장애인석이 3석에 불과하거나 아예 없는 곳마저 있었다. 사람이 많이 모인 곳이어서 이동에도 애로가 많았다. 이날 운전을 맡았던 장정수 팀장은 “장애인 이동경로를 확보해 주고, 영화관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주차할 때도 배려를 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복지관 쪽은 이번 영화 관람을 위해서 한달 전부터 예약을 했다. <고백> 등 한국 단편영화 3편을 예약했다. 그러나 당일 영화제 관계자의 실수로 이 영화를 보지 못했다. 대신 한국 장편영화 <남자는 괴로워> 1편을 봐야 했다. 영화가 바뀌면서 영화관이 달라져 이동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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