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가자 모두 무선헤드폰 끼고
영화 관람·디스코파티 즐겨
영화 관람·디스코파티 즐겨
25일 저녁 7시 경북대 교내 중앙도서관 앞에서 대학생들의 참신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재미있는 축제가 열린다.
도서관 마당에 대형 스크린을 설치해 놓고 독립영화 <바람>을 상영한다. 2009년 개봉된 이 영화는 정우라는 가명을 쓰는 배우가 출연해 자신이 직접 겪은 고교생활의 경험담을 얘기하는 작품이다. 이날 영화는 상영되지만 정작 소리는 전혀 들리지 않는다. 관람하는 학생들은 주최 쪽이 미리 나눠준 무선 헤드폰을 끼고 영화를 본다. 그래서 행사 이름도 ‘아웃 오브 사운드’, ‘아웃 오브 마인드’로 붙였다. 소리에서 벗어나 맘껏 즐기자는 뜻이 담겨 있다.
이 행사를 준비하고 있는 ‘문화산업연구회’ 정주연(21·경영학부 2) 홍보팀장은 “도서관은 조용히 공부하는 곳이라는 편견을 깬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며 “대학생들에게 야외에서 즐길 수 있는 새로운 문화 경험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화산업연구회는 2005년 결성된 이 대학 경상대 학술동아리로 문화산업에 관심이 있는 경영학부와 경제통상학부 대학생 등 30여명이 활동하고 있다. 그동안 문화산업강연회와 감꽃문화제 등을 기획해 실무 경험을 쌓아 왔다.
26일에는 대구에서 활동하는 클럽 ‘파샤’를 초청한 디스코 파티를 이 대학 교정에서 연다. 디스코 파티지만 소리가 전혀 없다. 무선 헤드폰을 낀 학생들에게만 음악이 들릴 뿐이다. 입장료 2천원을 낸 학생들에게만 무선 헤드폰을 나줘줄 예정이다. 무선 헤드폰을 이용해 여는 이런 행사는 대구에서 한번도 시도된 적이 없다.
김건우(23·경영학부 3) 회장은 “직접 학생들이 즐길 수 있고, 즐기고 싶어하는 새로운 콘텐츠를 위해 발로 뛰며 행사를 준비했다”며 “일반적으로 축제라고 하면 떠들썩해서 주변에 피해를 많이 주지만 이 행사는 침묵 속에서 이뤄지며, 처음으로 시도되는 색다른 공연에서 많은 학생들이 즐거움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010-6224-8951.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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