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에 포기 통보…이주비 부담 느껴
수정마을 주민들 ‘4년 찬반 갈등’ 마무리
수정마을 주민들 ‘4년 찬반 갈등’ 마무리
2007년부터 4년째 극심한 마찰을 빚어 왔던 창원시 수정만매립지 에스티엑스(STX) 조선기자재공단 유치 문제가 사실상 공단을 유치하지 않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에스티엑스 쪽 관계자는 16일 “반대 민원이 지속되는 현재의 상황에서 수정만에 조선기자재공단을 유치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는 뜻을 지난 9일 창원시에 통보했다”며 “570여억원을 들여 수정마을 주민 230여가구를 이주시키면서까지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수정만매립지를 완전히 포기한 것은 아니다”라며 “당장은 경남 고성군 등에 조선기자재공단을 건설할 후보지를 검토하겠지만, 또다시 상황이 변하거나 부담을 덜 수 있는 대안이 제시된다면 수정만 유치를 재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김종부 창원시 제2부시장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에스티엑스 쪽에 확실한 의사 표시를 요구한바 최종 포기한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창원시는 수정만매립지의 소유자인 에스티엑스와 협의해 지역민과 창원시, 에스티엑스 모두에 도움이 되도록 땅 활용 방안을 찾기로 했다. 또 시는 조선기자재공단 유치 계획을 전면 재검토하고, 찬반으로 나뉘어 마찰을 빚어 온 주민들의 갈등 해소를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수정만매립지는 택지 개발을 위해 수정만 27만6189㎡에서 1990년부터 추진해 조성됐으나, 2008년 산업단지 조성으로 매립 목적이 바뀌었다. 앞서 2007년 6월 옛 마산시와 에스티엑스중공업은 이곳에 조선기자재공장을 유치하기로 협약을 맺었으며, 이후 수정마을 주민들은 찬반으로 갈라져 극심한 마찰을 빚어 왔다.
올해 초 찬반 주민들과 창원시, 에스티엑스 등은 이주를 희망하는 주민들을 이주시켜 주는 것으로 의견을 모으고 이주 희망자 조사까지 했으나, 결국 막대한 이주 비용에 부담을 느낀 에스티엑스가 공단 유치를 포기함에 따라 4년째 끌어 오던 문제가 사실상 마무리됐다.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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