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감 등이 참석한 울산의 한 초등학교 행사에 대낮에 술자리가 마련되고, 교내식당을 행사장으로 내주는 바람에 학생들은 점심을 빵으로 때운 사실이 알려져 학부모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울산시교육청은 17일 오후 2시 울산 남구 무거동 ㅇ초등학교에서 김복만 교육감을 비롯한 지역 주요 인사와 학교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영어거점센터와 다목적강당, 옥상정원의 개관식을 열었다고 18일 밝혔다. 개관식에 이어 오후 4시 교내식당에서 이어진 다과회에는 음료수와 함께 소주와 맥주, 탁주 등의 술, 고기 안주도 차린 것으로 확인됐다.
학교 쪽은 이 행사를 준비한다는 이유로 이날 학생 1020여명에게 점심 급식으로 빵 2개와 우유, 음료수 등을 줬다. 지난 3년 동안 점심 급식으로 빵을 준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개관식 행사에는 4~6학년 학생 150여명이 동원됐으며, 이에 따른 수업 결손은 18일 오후 1시간 보강수업으로 메웠다.
한 학부모는 “딸이 심한 아토피 증세 때문에 빵이나 밀가루 음식을 피하고 있다”며 “학교에선 ‘한 끼쯤이야’라고 안이하게 생각할 수 있지만 부모는 가슴이 미어진다”고 말했다. 다른 학부모는 “초등학교 행사에 참석한 높은 교육관료들이 대낮에 학교에서 술판까지 벌인 것인 과연 교육적으로 온당한 일이냐”고 항의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울산지부는 이날 성명을 내어 “학생들 점심 급식을 빵과 음료수로 때우고, 학생들을 행사에 동원해 수업에 차질을 발생시키고, 학교 행사에서 술과 고기안주를 준비하면서도 아무런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했다는 것이 충격적”이라고 지적했다.
울산시교육청과 학교 쪽은 “3개나 되는 중요 학교시설의 개관식을 한꺼번에 치르다 보니 다과회까지 준비하게 됐고, 빵으로 급식을 대체한다는 사실을 학부모들에게 며칠 전 알렸다”며 “교육감 등 대다수 참석자들이 술은 거의 입에 대지도 않고 일찍 자리를 떠났다”고 밝혔다.
울산/신동명 기자 tms13@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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