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자금난으로 사업이 늦어지면서 땅값 보상이 미뤄지고 있는 경기도 파주시 운정3택지개발지구의 한 땅주인이 은행 대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대통령에게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2일 낮 12시께 파주시 교하읍 동패리 공원묘지에서 윤아무개(49)씨가 자신의 카니발 승합차 운전석에 앉아 숨져 있는 것을 성묘객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윤씨가 숨진 차 안 조수석에는 농약병과 함께 ‘대통령님, 운정3지구 주민입니다’라는 제목으로 된 2장짜리 유서가 발견됐다. 유서에서 윤씨는 “운정3지구 지장물 조사 다해놓고 시간 끌면 주민이 미리 준비한 시간은 뭡니까. 열심히 살았는데 운정3지구 때문에 너무 힘들었습니다. 빠른 보상을 위해 제 목숨 바칩니다”라고 적었다.
경기도 안산시에서 자영업을 하는 윤씨는 운정3지구에 있는 자신의 땅에 대한 보상이 곧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은행권에서 13억원을 대출받았다. 그러나 택지개발 사업이 지연되고 보상이 미뤄지자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심한 자금난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고 경찰은 전했다.
윤씨를 비롯한 운정3지구 주민 상당수는 2007년 6월 택지개발지구로 지정되고 2008년 12월 개발계획이 승인되자 금융권에서 돈을 빌려 대체 부지를 구입하는 등 사업 진행에 대비했으나, 토지주택공사가 사업을 재검토하면서 어려움에 빠져 있다.
파주/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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