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경석 충북지역 구제역매몰지 시민조사단 간사가 24일 오전 충북도청에서 진천지역 구제역 매몰지의 침출수 누출 의혹을 설명하고 있다.
충북시민조사단 의혹 제기에 도·군에선 “사실 아니다”
충북 진천군의 구제역 매몰지 3곳에서 침출수가 흘러나와 2차 피해를 내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 등 환경·시민단체 7곳과 시민 등이 꾸린 ‘충북지역 구제역 매몰지 시민조사단’(단장 김병우)은 24일 오전 충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진천지역 구제역 매몰지 30여곳을 모두 조사했더니 3곳에서 나온 침출수가 농경지, 농수로, 계곡 등으로 흘러들어 2차 오염 피해를 일으키고 있었다”며 “정부 관리지침에 따라 적정하게 매몰지를 관리하고 있는 곳은 한 곳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들이 침출수 누출 의혹을 제기한 매몰지는 진천군 문백면 옥성리 2곳과 이월면 사곡리 1곳 등 3곳이다. 진천은 문백면 도하리 매몰지를 시작으로 침출수 누출 의혹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3월 환경단체 등이 도하리 매몰지에서 침출수가 누출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자, 진천군은 지난 4월16~18일 도하리 매몰지를 부랴부랴 다른 곳으로 옮겼다. 하지만 당시 충북도와 진천군은 “침출수가 흘러나온 것이 아니라 철분 성분이 빗물 등에 섞여 조금 나온 것”이라며 “침출수는 없지만 오해 소지를 없애고, 예방적 차원에서 매몰지를 옮겼다”고 침출수 누출 의혹을 완강히 부인했다.
조사단은 “진천군과 충북도가 도하리 매몰지의 침출수 누출을 은폐한 데 이어 또다시 침출수 누출을 숨기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사단은 “사곡리 매몰지는 매몰지 아래 논까지 침출수가 흘러들어가자 논 가장자리에 길게 도랑을 만든 뒤 농수로로 침출수를 흘려보냈으며, 산에 마련된 옥성리 매몰지는 계곡으로 침출수가 흘러들어 2차 피해가 나고 있다”고 밝혔다. 조사단은 옥성리, 사곡리 등의 매몰지 주변 침출수 흔적 등이 담긴 사진 자료도 함께 공개했다.
오경석 조사단 간사는 “악취가 심하고 기름띠까지 보이는 붉은색 침출수와 흙 등 검삿감을 공인기관에 맡겨 정밀 분석하고 있다”며 “충북도 등은 매몰지 관련 자료를 공개하고, 환경단체·전문가·시민 등과 즉각 공동 조사를 해 2차 피해를 막는 조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원희 진천군 산림축산과장은 “진천지역 매몰지 어느 곳에서도 침출수가 흘러나왔거나, 나오고 있는 곳은 없다”며 “다만 관리가 미흡했던 몇몇 매몰지는 적정한 조처를 마련해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글·사진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