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해저축은행 비리 관련’ 전 군수 구속·현 군수 소환
건설사 대표 돈 받은 혐의
옥매리조트 로비 연루된듯
건설사 대표 돈 받은 혐의
옥매리조트 로비 연루된듯
최근 경남 함양군이 뒤숭숭하다. 건설시행사로부터 수천만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뇌물수수)로 천사령 전 군수가 구속된 데 이어, 이철우 현 군수와 군 공무원들까지 검찰 조사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민들은 전·현직 군수가 이름조차 생소한 ‘보해저축은행 사태’에 어떻게 관련돼 광주지검의 조사를 받게 됐는지 더 궁금해하고 있다.
24일 함양군의 한 간부도 “보해저축은행이라는 것이 있다는 것을 이번에 처음 알았고, 군수에게 돈을 줬다는 사람도 우리 지역에 연고가 전혀 없어 이번에 처음 이름을 들었다”며 “한마디로 황당하다”고 말했다.
이번 일은 전남 목포에 본점을 둔 보해저축은행이 지난 2월 유동성 악화로 6개월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7개 저축은행에 포함되면서 시작됐다. 검찰은 수천억원대의 불법·부실 대출을 주도한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등)로 보해저축은행 대표를 구속했고, 이 과정에서 사채업자들을 끌어들여 보해저축은행에 1300억원을 예금하게 하고 법정 이자 외에 수수료로 48억원을 받아 9억원을 가로챈 혐의(상호저축은행법 위반 등)로 ㄹ건설시행사 대표 박아무개(46)씨도 구속했다. 박씨는 2014년까지 함양군 유림면 옥매리 일대 305만4360㎡ 터에 골프장, 물놀이공원, 전원주택 등을 갖춘 관광휴양시설인 옥매리조트를 건설하겠다며 함양군에 지난해 초 개발촉진지구 변경 지정 등 개발계획서를 냈다. 박씨는 이 사업에 3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했는데, 대부분 돈을 보해저축은행에서 빌릴 계획이었으며, 실제 170억원을 대출했다. 특히 이 중 61억원은 담보도 없이 빌린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박씨가 이 사업을 성사시키기 위해 지난해 4월께 천 군수에게 수천만원을 줬으며, 지방선거로 군수가 바뀌자 신임 이 군수에게도 수천만을 준 혐의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광주지검 특수부(부장 김호경)는 23일 천 전 군수를 구속하고, 이날 이 군수도 피내사자 신분으로 불러 밤 11시40분께까지 조사한 뒤 돌려보냈다. 함양군 지역개발사업단 소속 직원들도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또 박씨가 2006년 충북 청주에서도 비슷한 방식으로 자금을 마련해 59층 아파트 건립 등 도시환경 정비사업에 참여한 점에 주목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광주지검은 “이 군수를 24일 오후 2시30분 피내사자 신분으로 다시 불러 조사하고 있다”며 “혐의 내용에 대해서는 조금 더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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