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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소말리아 해적’ 재판 이틀째…총격 증언 엇갈려

등록 2011-05-25 10:13

지난 1월15일 인도양 해상에서 삼호주얼리호 선박을 납치하고 석해균(58) 선장한테 총격을 가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소말리아해적들에 대한 국민참여재판이 23일에 이어 24일 부산지법 301호실에서 이틀째 열렸다.

 이날 재판에는 해적들한테 납치됐을 당시에 삼호주얼리호에 승선했던 한국인 선원 8명 가운데 석 선장이 총상을 당했을 때 조타실에 함께 있었던 4명이 증인으로 나왔으나, 석 선장에게 총격이 가해진 상황에 대한 이들의 증언에는 서로 엇갈리는 부분이 적지 않았다. 검찰과 변호인은 세 차례 정회시간을 포함해 오전 9시20분부터 오후 5시10분까지 8시간여 동안 유·무죄를 증명하기 위해 증인들한테 날카로운 질문을 던졌다.

 마호메드 아라이(23)가 석 선장한테 직접 총격을 가했는지가 가장 뜨거웠다. 네 명의 증인 가운데 김아무개 갑판장과 정아무개 조리장은 아라이를 지목했다. 김 갑판장은 “해군이 2차 진압작전을 펼쳤던 1월21일 새벽에 해군의 총알이 빗발쳐 삼호주얼리호 우현 출입문 쪽 조타실 바닥에 엎드렸는데 아라이가 나의 얼굴을 확인한 뒤 ‘캡틴’(선장)을 여러 차례 부르더니 나와 머리를 맞대고 엎드려 있던 석 선장의 얼굴을 확인한 뒤 총을 연발로 갈겼다”고 증언했다.

 정 조리장도 “석 선장이 엎드리고 있던 바로 옆의 조타실 배전반 앞에 무릎을 꿇고 엎드리고 있었는데 해적이 선장을 찾는 소리와 해적이 소지한 에이케이소총 총소리를 들었다”며 “진압작전이 끝나고 귀국해서보니 아라이였다”고 말했다. 특히 정 조리장은 이날 검찰이 “법정에 출두한 해적 4명의 얼굴을 직접 보고 아라이를 골라 달라”고 요청하자 바로 아라이를 지목했다.

 하지만 이들 두 사람은 “아라이가 석 선장한테 총을 쏘는 것은 직접 보지 못하고 아라이가 입고 있던 흰색 상의(옷깃은 파란색)를 보고 나중에 아리아인 줄 알았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아라이가 석 선장을 쏘는 정황은 있지만 직접 총격 장면을 직접 목격한 이가 없는 것이다.

 이와 달리 같은 시각 정 조리장과 함께 조타실 배전반 앞에 엎드려 있었던 최아무개 3등 항해사는 “해적들이 ‘캡틴’이라고 말하는 것과 에이케이소총 총소리를 듣지 못했으며 아라이가 총을 쏘는 것도 보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석 선장과 반대쪽으로 1m 뒤 조타실 화장실 앞에 엎드려 있었던 이아무개 1등 항해사는 “‘캡틴’ 소리는 들었으나 에이케이소총 소리는 해군 총소리와 구분하지 못했으며 아라이가 쐈는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해군이 1차 진압작전을 펼쳤던 18일과 2차 진압작전을 펼쳤던 21일에 해군의 진압에 맞서 선원들을 인간 방패막이로 내세웠는지에 대해서도 선원들의 의견이 엇갈렸다. 김 갑판장과 최 3등 항해사는 “아라이가 18일 1차 해군 진압 때 탑브릿지에 선원들을 세워두고 총을 겨눴다”고 말했다. 정 조리장과 이 1등 항해사는 “잘 모르겠다”고 대답했다.

 18일 1차 진압에 나섰던 해군을 보고 피고인 4명이 직접 사격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해적 모두가 해군에 총격을 가했다”와 “해적 두목이 총격을 가하는 것은 봤으나, 나머지는 잘 모르겠다”는 쪽으로 갈렸다.


 이날 재판에서는 23일과 달리 재판부가 해적들한테 헤드셋을 지급하고 영어·소말리아 통역인이 법정에서 오간 말을 해적들한테 바로 전달하는 동시 통역이 이뤄져 재판이 늦어지지 않았다. 또 재판부는 증인으로 나온 선원들이 “해적들의 얼굴을 보고 싶지 않다”고 요청한 것을 받아들여 증인석 뒤쪽에 칸막이를 설치했다.

부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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