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이어 3월 시험때 16곳 터져
직원 11명은 5개월째 발령대기
전주시 “추가 10억 보수비 못내”
직원 11명은 5개월째 발령대기
전주시 “추가 10억 보수비 못내”
3년 전 폭발사고로 문을 닫은 전북 전주 덕진수영장이 정치권의 입김으로 재개장을 결정했으나, 시험가동 중에 배관이 터져 추가 보수비용이 들어가는 등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전북도·전주시는 보수공사를 마친 지난 1월 덕진수영장 시험가동에서 물을 덥혀 공급하는 열교환기 4기 중 3기가 누수돼 2800만원(전주시 부담)을 들여 교체했지만, 2개월 뒤인 지난 3월23일 시험가동 때 또다시 지하실 천장 등 16곳에서 배관이 터졌다고 26일 밝혔다.
특히 수영장 관리를 맡은 전주시 시설관리공단은 지난해 말 덕진수영장에 근무할 직원 11명(수영강사 4명, 시설관리직 7명)을 뽑았지만, 일정이 늦어져 5개월째 발령을 내지 못하고 있다. 수영장은 애초 올해 1월5일 재개장할 예정이었다.
이에 따라 “수영장에 근무할 직원들을 먼저 뽑아 놓고 마냥 문 열기만을 기다리라는 것은 무책임한 처사”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1991년 9월 전주시 덕진동 종합경기장 안에 세워진 덕진수영장은 17년이 지난 2008년 11월 지하 보일러실에서 폭발사고가 났다. 그해 12월 전북도는 △사고 위험 및 연간 3억원 적자 △2015년까지 종합경기장에 들어설 컨벤션센터 건립 계획 등을 내세워 철거를 결정했다.
그러나 2009년 4·29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전주 덕진에 출마한 정동영 후보가 표를 의식해 ‘보수 뒤 재개장’을 공약하면서 일이 틀어졌다. 이후 방향이 재개장으로 바뀌었다. 소유주인 전북도가 보수한 뒤, 전주시가 위탁운영하기로 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전면 보수(35억원)와 부분 보수(12억원)’를 두고 이견이 일었고, ‘부분 보수’ 쪽에 무게가 실렸다. 전주시는 ‘부분 보수로는 안전을 보장할 수 없고, 추가비용이 불가피하다’는 견해를 밝혔으나 정치논리에 묻혔다. 지난해 7월, 전북도는 전주시에 무상 사용허가를 내줬다.
장명균 전주시 스포츠타운조성과장은 “배관 교체 등에 추가비용 10억원이 들 것으로 예상되는데, 수영장을 완전히 고쳐서 관리를 맡겨야 한다”며 “그게 어렵다면 수영장을 아예 시에 무상으로 넘기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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