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재 정선의 <장동팔경첩>
정선의 ‘진경산수화’속 배경
내년봄까지 복원 마치기로
내년봄까지 복원 마치기로
조선시대 화가 겸재 정선의 진경산수화에 나온 서울 인왕산 수성동 계곡이 옛 모습을 되찾는다. 서울시는 26일 수성동 계곡에 있는 옥인아파트를 철거하고 인근 인왕산 자락을 포함한 1만7007㎡에 대한 계곡 및 전통 조경 복원공사에 들어가 내년 5월까지 사업을 끝내기로 했다. 시는 “인공 시설물 설치를 최소화해 옛 경관을 회복시키는 데 복원 공사의 주안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수성동 계곡은 조선시대 역사지리서인 <동국여지비고> 등에 명승지로 소개됐고, 겸재 정선의 그림과 추사 김정희의 시에도 나온다. 특히, 계곡 아래에 걸려 있는 돌다리는 겸재 정선의 그림 <장동팔경첩>(사진)에도 나오고, 서울 도성 안에서 유일하게 원위치에 원형이 보존된 다리라는 점에서 역사적 가치가 매우 높다.
시는 1971년 건축된 이래 인왕산 조망을 가로막던 종로구 옥인동 옥인시범아파트 9개동 308가구의 토지와 건물 보상을 완료했고, 현재는 8개동이 철거된 상태다.
올 장마철 전까지는 계곡 중간에 전통 보막이를 돌쌓기로 조성하고, 계곡 왼쪽과 오른쪽은 전통 방식으로 돌을 쌓아 내년 5월까지 총 250m의 계곡 복원을 마치기로 했다. 또 근대 이후 들어온 아까시나무와 두충나무는 뽑고 소나무와 산철쭉 등 전통 조경 방식으로 나무를 다시 심어 소박하고 옛 정취를 가진 계곡으로 되돌릴 계획이다.
최광빈 서울시 푸른도시국장은 “이번 복원작업은 경관이 빼어난 인왕산 계곡에 아파트를 지었던 시대적 한계를 극복하는 의미가 있다”며 “내년 봄 복원이 끝나면 시민들이 수성동이라는 이름 그대로 ‘물소리가 유명한 계곡’ 바위에 걸터앉아, 인왕산 자락과 소나무, 계곡 주변의 다양한 봄꽃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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