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1000~4000만원 받아”…검찰수사 광주FC로 옮겨갈듯
프로축구 승부조작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창원지검 특수부(부장 이성희)는 29일 돈을 받고 승부조작에 가담한 혐의(체육진흥법 위반)로 신아무개(25·골키퍼), 양아무개(24·수비수), 김아무개(26·미드필더)씨 등 대전 시티즌 선수 3명을 구속하고, 곽아무개(23·공격수)씨 등 같은 팀 선수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 사건으로 구속된 사람은 김아무개(27)씨와 또다른 김아무개(28)씨 등 브로커 2명과 선수 5명 등 7명으로 늘어났다.
신씨 등 3명은 같은 팀 미드필더였던 박아무개(25·구속)씨의 지시에 따라 지난달 6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포항 스틸러스와의 경기에서 승부를 조작하고, 그 대가로 1인당 1100만~40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이 경기에서 대전 시티즌은 ‘수비진의 안일한 상황 대처’ 등으로 제대로 된 경기력을 펼치지 못해 포항 스틸러스에 0 대 3으로 졌다. 선수들에게 돈을 전달한 박씨는 이날 경기에 출전하지 않았다. 양씨는 파울 3개와 경고 1개를 기록하고, 후반전 중반에 퇴장당했다.
검찰은 “박씨는 승부조작 브로커에게서 1억2000만원을 받아 일부는 자신이 챙기고, 나머지는 동료 선수들에게 나눠줬다”며 “박씨에게 받은 돈의 액수와 승부조작 가담 정도에 따라 구속과 불구속을 구분했다”고 밝혔다.
대전 시티즌은 이날 긴급대책회의를 열어 대표이사 등 이사 전원, 감독 등 코치진 전원, 팀장급 이상 직원 모두가 이번 사태의 책임을 지고 30일 구단주에게 사직서를 내기로 했다.
한편 검찰은 승부조작 브로커와 선수들을 연결해주는 구실을 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아무개(27)씨를 그가 현재 군인 신분인 점을 고려해 군검찰에 넘겼다. 김씨는 축구대표팀 출신으로 2009년 11월 입대해, 상주 상무팀에서 뛰고 있다. 검찰은 김씨가 상무팀에서 넓힌 인맥을 활용해 승부조작 브로커와 선수들을 연결해줬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전 시티즌에 대한 조사가 대체로 마무리됨에 따라 검찰 수사는 광주FC 쪽으로 옮겨갈 것으로 보인다. 광주FC에서는 골키퍼인 성아무개(31)씨가 브로커로부터 지난달 6일 저녁 7시30분 부산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열린 부산 아이파크와의 경기를 승부조작하라는 요구와 함께 1억원을 받은 혐의(체육진흥법 위반)로 구속된 상태다. 창원/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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