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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30년 묵힌 ‘시’ 열정, 이제야 맘껏 풀어놓네요

등록 2011-05-30 20:13

오세정 전 과천시 기획실장
오세정 전 과천시 기획실장
오세정 전 과천시 기획실장
인생·가족 소재 두번째 시집
‘점이 점을 만나/ 하나의 점이 되고/ 하나의 점은/ 또 하나의 점을 만나/ 자벌레가 된다. 자벌레는 자벌레끼리 만나/ 슬쩍/ 줄을 걸쳤다. 질기고도 질긴 지긋지긋한/ 줄,/ 목을 죈다.’

인간 사회의 눈에 보이지 않는 연분을 가슴 벅찬 반전으로 승화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시인 오세정(63·사진)씨의 작품 ‘연’(緣)의 전문이다.

그는 시와 다시 인연을 맺게 된 계기를 묻자 “<한겨레> 때문이지요”라며 미소지었다. 40여년 만에 문학소년의 꿈을 이뤘다는 오씨는 2007년 경기도 과천시청 기획실장을 끝으로 30년 동안의 공직생활을 마감했다.

적적한 일상에 소일거리를 찾던 오씨는 <한겨레>에 연재된 시인 안도현씨의 산문 ‘시와 연애하는 법’을 발견했다. 연재가 거듭될수록 가슴 한쪽에 깊이 묻어놨던 시에 대한 열정이 꿈틀댔고, 결국 그는 펜을 들었다고 한다.

2008년 월간 <시사문단>을 통해 등단한 오씨는 주로 가족과 고향, 친구를 소재로 시를 써오다 최근 시집 <소반, 그리고 그 식구들>을 조심스럽게 내놨다. 지난해 <공원 길>이란 처녀작을 낸 데 이어 두번째다.

오씨는 이번 시집에서 자그마한 밥상을 통해 인생과 가족의 소중함을 되짚어보기도 했고, 공직자로서 어쩔 수 없이 걸었던 ‘씁쓸한’ 길도 음미했다. 또 황태 덕장에 갔다가 사람들의 먹을거리를 위해 칼바람 속 줄에 매달린 명태의 아픔도 그려냈다. 고교 시절 한 문학잡지에 시를 내 장원까지 했던 오씨는 “너무도 어렵고 힘겨웠던 시절이어서 시인으로 산다는 것 자체가 사치라는 손가락질을 받았다”며 “하지만 이젠 응어리진 시상을 마음껏 풀어놓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수원/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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