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후 매주 한 차례 진행되는 야생화교실에 참가한 상일동 주민들이 산나물 모종을 살펴보고 있다. 강동구청 제공
강동구 상일동 주민모임
동네에 모종 보급 나서
동네에 모종 보급 나서
지난 28일 서울 강동구 강동경희대병원 앞에서 열린 강동벼룩시장의 ‘집에서 산나물 기르기’ 코너. 곤드레, 취나물, 두메부추, 참취, 수리취 등 이제 막 잎이 돋은 산나물 모종이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도시 텃밭을 가꾸거나 베란다에서 채소를 기르는 사람들이 몰려 2시간 만에 준비한 모종 500개가 모두 팔렸다.
강동지역 주민들로 구성된 ‘야생화 모임’ 회원들은 지난 3월 산나물 씨앗을 구해 상일동 주민센터 옥상에서 10여가지 산나물 모종 1500여개를 키웠다. 이날 벼룩시장에서 판 모종은 모두 이들이 키운 것이다.
야생화 모임 총무 이선우씨는 “요즘 채식이나 자연식 등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올해부터 주민들이 먹고 건강해질 수 있는 산나물 모종을 보급하고 있다”며 “산나물은 아파트 베란다에서 키우기 쉽고 응달에서도 잘 자란다”고 설명했다.
이 모임을 처음 만든 김세중씨는 “평소 등산을 하면서 산길에서 마주치는 야생화를 좋아하기 시작했고, 자연스레 산나물에도 관심을 갖게 됐다”며 “흔히 먹는 쌈채소 외에 품종을 다양화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에서 산나물 보급에 나섰다”고 말했다.
야생화 모임은 지난 2009년 도시 자투리땅에 야생화를 심어 동네를 아름답게 가꿔 보려는 상일동 주민 20여명이 모여 시작됐다. 이들은 야생화 모종을 구해 동네 도로변과 자투리땅에 야생화를 심었다. 외부에서 야생화를 가져올 때는 뿌리째 캐지 않고 씨앗을 받아와 모종을 키워 주민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김씨는 “원예종은 해마다 사서 심어야 하지만, 야생화는 매해 스스로 자라고 소박하면서도 아름답다”며 “현재 생태하천으로 복원이 한창인 강동구 고덕천 주변을 야생화 천국으로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