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승부조작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창원지검 특수부(부장 이성희)는 지난해 하반기 프로축구 정규 리그인 케이(K) 리그 경기를 대상으로 한 승부식 스포츠토토복권에 브로커 김아무개(27·구속)씨가 1억원을 베팅해 2억여원의 배당금을 받은 혐의를 확인했다고 3일 밝혔다. 검찰은 이와 관련해 김씨가 베팅에 앞서 해당 경기의 선수들을 매수해 승부조작을 끌어냈을 가능성에 대한 집중 수사에 들어갔다.
김씨의 새로운 혐의가 확인되면, 이미 승부조작 혐의가 드러난 팀인 대전 시티즌, 광주에프시 말고도 1개팀 이상이 추가로 승부조작에 참여한 것이 된다. 승부식 스포츠토토복권은 동시에 열리는 2개 이상 경기의 결과를 맞추는 방식이고, 광주에프시는 올해 창단한 신생팀이기 때문이다.
검찰은 이날 경남 창원의 한 고등학교 축구부 선후배 사이인 김씨와 프로축구 선수 출신의 또다른 김아무개(28)씨 등 브로커 2명을 프로축구 경기 승부조작을 공모한 혐의(국민체육진흥법 위반)로 구속 기소했다.
이들은 지난달 4일 함께 광주와 대전을 찾아가 광주에프시 골키퍼 성아무개(31·구속)씨와 대전 시티즌 미드필더 박아무개(25·구속)씨에게 각각 1억원과 1억2000만원을 현금으로 주며, 동료 선수들을 매수해 이틀 뒤 열린 ‘러시앤캐시컵 2011’의 부산 아이파크전과 포항 스틸러스전에서 일부러 질 것을 요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실제 이날 경기에서 광주에프시는 0 대 2, 대전 시티즌은 0 대 3으로 졌다.
곽규홍 창원지검 차장검사는 “브로커들이 승부조작을 위해 선수들에게 돈을 줬다는 사실은 시인하고 있다”며 “이들이 선수들에게 준 돈의 출처, 승부조작으로 챙긴 부당이익의 액수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승부조작에 가담한 대전 시티즌 미드필더 김아무개(26·구속)씨한테서 미리 승부조작 정보를 전달받고 스포츠토토복권에 1000만원을 베팅해 2000여만원의 배당금을 챙긴 포항 스틸러스 미드필더 김정겸(35)씨도 불러서 조사하기로 했다.
창원/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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