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고려시대 집터와 청자 등 다양한 유물이 발굴된 울산 연자도는 13세기 고려시대 몽고군의 침입 때 울산 지역 호족이 섬으로 피신해 항거했던 곳으로 확인됐다. 고려시대 몽고군의 침입 때 지방호족이 섬으로 피신했던 사실을 알려주는 유적이 확인되기는 처음이다.
울산발전연구원 문화재센터는 지난해 하반기 울산 울주군 온산읍 당월리 연자도 공장터에서 발굴한 고려시대 유적의 이러한 성격과 구체적인 발굴 결과를 17일 대전 국립중앙과학관에서 열리는 한국문화재조사연구기관협회의 유적발표회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문화재센터는 지난해 하반기 연자도 공장터 유적에서 온돌시설을 갖춘 고려시대 집터 20여곳과 함께 금동여래불상(사진)과 청자베개 등 다양한 종류의 청자 유물을 발굴했다. 연자도는 해안에서 약 600m가량 떨어져 있는 1만5300㎡ 규모의 작은 섬으로, 현재 공장터 조성을 위한 매립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이 유적의 온돌시설은 방의 전면에 구들을 놓은 온구들이 대부분이고, 구들 구조가 ‘에스(S)’자형과 ‘티(T)’자형의 두줄·세줄 고래가 건물터 안에 설치된 매우 발전된 형태로, 온돌의 발전 과정 연구에 필요한 중요한 자료로 확인됐다. 탄소연대 측정 결과 이 유적은 1250년대를 전후한 시기에 조성된 것으로 확인됐으며, 유적에서 출토된 청자의 제작 연대도 대체로 이 시기와 일치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문화재센터는 “연자도 유적의 성격 규명을 위해 그동안 자연과학적 연대 측정과 출토 유물에 대한 전문가의 자문 등을 거쳤다”며 “13세기 고려시대 울산 지역을 중심으로 한 상류층의 생활상을 알 수 있는 대표적인 유적”이라고 말했다.
신동명 기자 tms13@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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