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 인하 발표 불구 사용량 12㎥ 이상만 값 내려
소비 적은 7~9월엔 8% 올라…“왜 7월 조정하나” 불만
소비 적은 7~9월엔 8% 올라…“왜 7월 조정하나” 불만
대구시가 다음달부터 도시가스 요금을 4.2% 내린다고 발표했으나 요금체계를 면밀히 살펴보면 여름철이 낀 7~9월 석달 동안은 사실상 요금이 오르는 것으로 나타나 ‘눈속임’ 의혹을 사고 있다.
시는 28일 지역경제협의회 물가분과위원회를 열어 도시가스 공급비용을 1㎥에 3.26원씩 4.2% 내리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구도시가스 쪽이 올해 초 겨울철 한파 등으로 공급물량이 많아져 돈을 많이 벌었다며 5.5%(4.26원)를 내리려고 했으나, 1㎥에 1원에 해당되는 금액은 도시가스 관을 까는 데 쓰고, 나머지 3.26원만큼 요금을 내리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배관에 사용되는 금액은 24억5700만원으로 책정됐다.
다음달 1일부터 적용되는 도시가스 요금체계는 1㎥에 745.57원으로, 정해진 원료값 외에 취사용 공급비용은 1㎥에 45.31원에서 48.90원으로 7.92%인 3.59원이 오른다. 하지만 주택 난방용은 98.79원에서 94.21원으로 4.58원(4.64%)이 내린다. 시는 취사용은 오르지만 난방용을 내렸기 때문에 둘을 더하면 4.2%의 요금 인하 효과가 나타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반 가정에서는 취사용과 난방용으로 계량기가 구분돼 있지 않아 사용량을 기준으로 한달 12㎥까지는 취사용, 12㎥가 넘으면 난방용으로 요금을 매기고 있다. 따라서 도시가스를 적게 사용하는 여름철에는 대구시내 일반 가정의 절반 이상은 사용량이 12㎥를 넘지 않아 되레 8% 가까이 인상된 요금을 내야 한다.
대구시내 도시가스 사용 가정 73만4000가구의 지난해 8월 평균 사용량이 13㎥이고, 시가 “평균치가 13㎥이면 절반이 넘는 가정의 도시가스 사용량이 취사용 기준인 12㎥를 넘지 않는다고 봐야 한다”고 밝혀 이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다.
따라서 시민들은 “왜 하필이면 해마다 7월부터 도시가스 요금을 조정해 눈속임을 하느냐”며 “굳이 취사용 요금을 올리려면 여름철이 끝나는 10월부터 인상을 해도 되지 않느냐”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이에 대해 시와 대구도시가스 쪽은 “도시가스 요금이 여름철에 오르는 것은 사실이지만 사용량이 많은 겨울철에는 인하 폭이 커진다”며 “해마다 7월에 요금을 조정하는 것은 지식경제부의 지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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