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부안경찰서 주산파출소 김상덕(42) 경위
전북 부안서 소속 김상덕 경위
올해의 전북여성운동 디딤돌상
올해의 전북여성운동 디딤돌상
“많은 해법이 있겠지만 저는 피해자들이 파출소에 와서 하는 얘기에 귀를 기울입니다. 피해자 얘기를 관심 갖고 조금 더 들어주는 것이 어려운 일도 아닌데 상까지 받아 부끄럽습니다.”
전북 부안경찰서 주산파출소 김상덕(42·사진) 경위가 1일 전북여성단체연합이 주는 올해 전북여성운동 디딤돌상을 받았다.
그는 지난달 1일 밤 11시께 ‘폭력 남편’을 피해 맨발과 속옷 차림으로 파출소로 도망온 40대 여성을 맞아 적극 대응했다. 여성과 함께 집으로 가자 술에 취한 남편은 주거 침입이라고 맞섰다. 그는 긴급상황에는 영장 없이 들어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화를 시도한 끝에 남편은 수그러들었다. 남편을 읍내 여관으로 안내하고, 피해 여성과는 새벽 3시까지 얘기를 나누며 법적 대응 방법 등을 알려준 뒤 파출소로 돌아왔다. 새벽 5시30분께 다시 여성에게 연락해 안전을 확인했다.
여성부의 2010년 가정폭력 실태조사를 보면, 경찰이 신고를 받은 뒤 출동하지 않거나 ‘잘 해결하라’며 돌아간 경우가 68.2%이다. 이런 경찰의 소극적 태도로 가해자의 폭력행동이 변화가 없거나 높아졌다는 응답도 60.3%다.
김 경위는 “가정폭력 피해 여성들이 죽을 수도 있겠다는 위협을 느낄 때 경찰에 신고하는데, 대개 집안 일이나 부부싸움으로 치부하는 말기 때문에 나중에 피해 여성은 상처를 받고, 경찰에 신고했다는 이유로 남편한테서 2차 폭력까지 당한다”고 말했다.
전북여성단체연합은 “최근 여성부가 발표한 가정폭력 방지 종합대책에는 긴급 임시조치권, 피해자 대면권 등 경찰의 초기 대응 강화를 위한 내용이 포함됐지만, 가정폭력을 사적인 문제가 아니라 범죄로 보는 인식이 우선돼야 한다”며 “디딤돌 선정을 계기로 경찰의 적극 대응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전주/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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