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내버스 무료환승요금 시스템고장
3만9천명 요금 더 내…시, 환불방법 고민
3만9천명 요금 더 내…시, 환불방법 고민
대구 시내버스 요금 인상 첫날인 지난 1일 오전 8시께 김성호(40·대구 달서구 진천동)씨는 집 앞에서 지하철을 타고 도심지인 반월당 네거리에 내렸다.
이어 회사가 있는 서구 내당동으로 가기 위해 버스로 갈아탔다. 김씨는 버스에 올라탄 뒤 교통카드를 단말기에 대는 순간 평소와 달리 150원이 순식간에 빠져나가 깜짝 놀랐다.
7년 전부터 대구시가 시내버스 준공영제를 시작하면서 무료환승제도를 도입해 지하철이나 버스에 내려 30분 안에 환승을 하면 요금을 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그는 “교통카드에서 왜 돈이 빠져나갔느냐”며 대구시와 버스회사에 항의했지만 아무런 소식이 없었다.
대구시는 4일 “지난 1일 오전 5시30분부터 시내버스 환승요금 시스템에 오류가 생겨 정상화된 이날 오후 3시까지 10여시간 동안 대구에서 3만5414명, 시내버스 요금 프로그램을 함께 사용하는 경산에서 3720명 등 모두 3만9134명이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중·고교생 등 청소년 6천여명은 100원씩 피해를 봤다. 이날 지하철에서 버스로, 버스에서 버스로 환승한 시민들이 집중적으로 피해를 본 것으로 조사됐다.
대구시 서종환 대중교통과장은 “교통카드 시스템을 관리하는 회사에서 인상 요금은 업그레이드하면서 환승 프로그램은 업그레이드를 하지 않아 오류가 생긴 것으로 보고 구체적인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환불하는 방법을 놓고 고민중인 시는 공고를 한 뒤 전화와 인터넷으로 신청을 받아 통장으로 100~150원을 넣어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100~150원을 받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민들이 신청을 할지 의문이다. 시는 “교통카드 번호를 알면 피해 여부를 바로 확인할 수 있어 돈을 돌려주는 데 어려움은 없다”고 말했다.
교통카드 충전 때 돌려주는 방법도 검토하고 있으나 시간이 한 달 이상 걸리고, 무엇보다 별도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이 쉽지 않아 현재로서는 실현 가능 여부가 불투명하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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