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구의원 “농협 이자율 낮아…입찰하면 4.1% 가능”
교육청 “금리 낮지만 장학금 등 수십억원 지원받아
교육청 “금리 낮지만 장학금 등 수십억원 지원받아
대구시교육청의 1년 예산은 2조원이 약간 넘는다. 정부나 대구시, 구·군 등 지방자치단체에서 돈을 받아 은행에 넣어 놓고 교직원 인건비와 학교 시설비 등에 사용한다. 따라서 시교육청 예산 2조원 가운데 3천억~4천억원은 300억~500억원 단위로 나뉘어 늘 은행에 예치돼 있다. 그런데 이 돈의 이자율이 턱없이 낮다.
대구시교육청의 예산 관리 현황을 최근 조사한 대구시의회 김원구(52·달서구·공인회계사) 의원이 7일 “시교육청이 주거래은행인 농협에 예치해 놓은 예산의 평균 이자율이 2%대에 그쳤다”며 “충분히 4% 이상 받을 수 있는데도 낮은 이자를 받아온 이유를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시교육청은 지난 1월에는 500억원을 6개월 동안 정기예금한 뒤 2.8%의 이자를 받았으며, 지난해 12월에는 500억원을 6개월 이상 예치해 놓고 2.9%의 이자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1월에는 100억원을 13일 동안 농협에 예치한 뒤 0.1%의 이자를 받았으며, 530억원은 1.6%의 이자를 받은 적도 있다.
하지만 시교육청은 지난달 9일 시중은행 10곳을 상대로 금리 입찰을 한 끝에 산업은행과 대구은행에 각각 4.1%의 이자를 받기로 하고 각각 200억원을 92일 동안 정기예금하기로 처음으로 결정했다.
김 의원은 “0.1% 이자는 갑자기 정기예금을 해약한 것으로 보인다”며 “100억원을 느닷없이 해약할 만큼 시교육청의 자금 관리가 허술하다”고 지적했다. 또 “입찰을 통해 그때그때 금융기관을 결정하면 4% 이상 이자를 받을 수 있어 이자수입이 연간 60억~70억원 이상 늘어날 수 있다”며 금리입찰의 대폭 확대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교육청 재정복지과 이경훈 출납담당은 “주거래은행으로 지정돼 있는 농협을 제쳐 놓고 시중은행을 상대로 별도의 금리입찰을 붙이는 것이 쉽지 않다”며 금리 입찰을 늘려 나가는 것에 난색을 표시했다. 하지만 시교육청의 다른 관계자들은 “주거래은행인 농협에서 낮은 금리를 지급하는 대신 장학금과 난치병 성금 등으로 해마다 수십억원을 지원하고 있다”며 “전국의 지자체와 시·도교육청 등도 형편이 비슷하다”고 전했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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