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완주군 비봉초등학교에서 지난 6일 저녁 주민과 학생들이 함께 어울리는 축제가 열렸다. 비봉초등교 제공
[사람과 풍경] 전북 완주 비봉초등학교 우리학교마을도서관 축제
학교도서관 개방 1돌, 학생들 사물놀이 등 흥겨운 여름밤
학교도서관 개방 1돌, 학생들 사물놀이 등 흥겨운 여름밤
시골 작은 학교의 마을도서관이 여름밤 축제를 성황리에 펼쳐 주민의 갈채를 받았다.
지난 6일 저녁 7시 전북 완주군 비봉초등학교 강당에서는 우리학교마을도서관 공연이 학생, 학부모, 주민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학교 근처 복지시설의 노인과 장애인도 관람했다.
‘우리학교마을도서관’은 독서환경이 열악한 지역의 학교에 책을 갖춰 마을 주민 모두에게 개방해 운영하는 도서관사업이다. 이 학교엔 지난해 3월 마을도서관이 문을 열었다. 도서관은 평일 밤 9시까지 주민에게 개방한다.
이 학교는 지난해 7월 마을도서관 개관을 기념하는 첫 공연으로 콘서트를 열었다. 마을 주민들이 도서관을 편하게 여기도록 다가가는 행사였다. 평화노래꾼 홍순관씨를 초청했는데,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그래서 올해 두번째 행사를 마련했다.
이번엔 극단 ‘까치동’ 초청 인형극 <동동동 팥죽 할멈>을 공연했다. 동동동 팥죽 할멈은 “떡 하나 주면 안 잡아 먹지”를 내용으로 하는 전래동화를 각색한 극이어서 친숙했다. 까치동은 전주시립극단 소속 단원으로 구성해 인형극을 운영하는 단체이다.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만든 한지인형을 이용해 공연한다. 이 단체는 영국 에든버러 페스티벌에 초청되기도 했다.
이날 인형극 공연에다 학생 20명의 사물놀이 공연, 학생 12명이 음악에 맞춰 줄넘기를 하는 장기도 선보였다. 학생들은 방과후학교에서 익힌 기량을 선보였다. 2학년 학부모 이임표(42)씨는 “딱딱하던 공연관람이 아니라 자유스러운 분위기여서 인상 깊었다. 가족들이 공연 내내 함께 웃었다. 한지로 만든 인형극이라서 더 특별했다. 아이들 덕분에 동심으로 돌아갈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기뻐했다. 1학년 학부모 이은화(40)씨는 “가족들이 오랜만에 즐거운 공연을 보았다”며 “앞으로도 이런 문화행사가 자주 있었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행사를 주관한 김진성 교무부장은 “끝난 뒤 학부모한테서 격려 문자를 많이 받았다”며 “내년 행사도 기대하는 눈치여서 벌써 고민이 된다”고 말했다.
남정심 교장은 “한때 탄광촌이었던 이곳이 벽지학교에서 해제된 지가 얼마 되지 않는다”며 “주민들과 소통하고 협력하고자 축제를 마련했는데, 주민들이 너무 기뻐해서 잠시 울컥했었다”고 말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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