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수수’ 동아대 이사장 퇴출 확정

대법, 유죄 판결…사학법상 결격사유 발생
정 이사장 사퇴 않고 이사회도 방기 가능성
교과부 “재단 해임 않으면 별도대책 세울것”

대학병원장을 연임시켜주는 대가로 금품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정휘위(69) 동아대 재단 이사장이 대법원에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돼 이사장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대법원 3부(주심 신영철 대법관)는 14일 배임수재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학교법인 동아학숙 정 이사장한테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 추징금 1억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정 이사장이 스스로 사직하지 않을 경우, 재단 이사회가 금고 이상의 형을 받았다는 결격 사유가 발생한 정 이사장을 해임하도록 사립학교법에 규정돼 있다.

하지만 결격 사유가 발생한 임원을 언제까지 해임해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 따라서 정 이사장이 사직을 거부하고, 또 이사회가 해임 의결을 차일피일 미룰 가능성도 있다.

교육과학기술부 관계자는 “만약 결격사유가 발생했는데도 재단 쪽이 정 이사장을 해임하지 않으면, 이사회에 이사장 해임 의결을 촉구하는 공문을 보내는 등 대책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정 이사장이 사임하거나 이사회가 해임을 의결할 경우, 이사회는 2개월 안에 새 이사를 뽑아 교과부에 보고해야 한다.

정 이사장의 배임수재 사건은 부산지방검찰청 특수부가 2009년 정 이사장 등을 불러 조사하면서 시작됐다. 같은 해 12월 동아대 교수 213명으로 꾸려진 ‘동아의 미래를 사랑하는 교수들’이 검찰의 엄정한 수사를 촉구하는 성명을 낸 데 이어, 교수협의회가 정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하면서 수사가 급물살을 탔다. 검찰은 2005년 4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당시 대학병원장이던 손아무개씨한테서 연임 청탁과 함께 1억원을 받은 혐의 등으로 지난해 1월 정 이사장을 불구속 기소했다.

부산지방법원은 지난해 9월 혐의를 인정해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 추징금 1억원을 선고했으며, 부산고등법원도 지난해 12월 1심과 같은 형량을 선고했다. 이에 정 이사장은 지난 1월11일 대법원에 상고했다.

대법원의 선고가 늦어지자 이 대학 교수평의회가 지난달 30일 대법원에 신속판결 요청 청원을 하기도 했으며, 대법원은 상고 6개월여 만에 정 이사장의 상고를 기각하며 유죄를 확정했다.

한편 동아대 교수협의회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이사와 이사장의 자격을 상실한 정휘위씨는 동아대의 위기와 혼란, 불신과 냉소를 불러온 것에 대해 법적·도덕적 책임을 전적으로 져야 하며, 이를 방조하고 부추긴 현 이사진과 감사진도 모두 즉각 물러나야 한다”며 교과부에 동아대 구성원들과 협의를 거쳐 관선이사를 선임할 것을 촉구했다. 또 “총장 및 보직자 전원 퇴진으로 동아가 거듭나는 전기를 마련해야 하며, 이를 위해 동아가족이 참여하는 새로운 한시적 기구를 만들어 모두의 염원을 담아내고 사회로부터 인정받는 인사들로 구성된 혁신적 재단 이사회를 출범시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광수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