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 150명 긴급대피 소동
“경고음 작동에도 조처 없었다”
“경고음 작동에도 조처 없었다”
달리던 KTX-산천 열차의 객실에 갑자기 연기가 가득 차 당황한 승객들이 해머로 창문을 깨뜨리는 등 소동이 벌어졌다.
15일 아침 9시10분께 서울역을 출발해 마산역으로 가던 KTX-산천 283호 열차의 가장 뒤쪽인 1호 객실에 경남 밀양역 도착 5분쯤 전인 오전 11시30분께부터 연기가 차기 시작했다. 이 연기는 4호 객실까지 빠른 속도로 퍼져 승객들이 숨을 쉬기 힘들 정도로 고통을 겪었다.
이 상황을 경찰에 신고한 승객 박아무개(53)씨는 “전기선이 타는 듯한 냄새가 나며 연기가 객실을 가득 채웠으나, 아무런 소리도 나지 않았고 불꽃도 일지 않았다”며 “연기 속에서 승무원을 찾아도 보이지 않아 급히 전화로 경찰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또다른 승객은 “열차가 동대구역을 지나 밀양역에 갈 때까지 계속해서 ‘삐삐’하는 경고음이 울렸지만 아무런 안내방송도 없었다”며 “일부 승객은 객실에 비치된 해머로 창문을 깨고 탈출을 시도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코레일은 오전 11시34분께 열차가 밀양역에 정차해 승객 150명이 모두 긴급대피한 뒤에야 뒤늦게 “열차에 연기가 나 경고음이 울렸다”고 경고방송을 했다. 밀양역에 내린 승객들은 낮 12시26분께 마산역으로 가는 무궁화호로 갈아탔다.
코레일 관계자는 “아직 정확한 사고 원인을 알 수 없으나, 차량 제작 당시 결함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창원/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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