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500억 부담키로
“부유층 지역 특혜” 지적
공원·지하도 지원 계획도
“부유층 지역 특혜” 지적
공원·지하도 지원 계획도
서울시가 강남구 압구정동·청담동 일대에 최고 50층 아파트를 지을 수 있게 허용하는 재건축 계획을 내놓은 데 이어 1000억원을 들여 압구정동에서 한강을 가로지르는 보행교를 짓겠다는 구상을 밝혀 ‘강남권 소수 부유층 지역에 특혜를 주는 처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효수 서울시 주택본부장은 18일 “강남구 압구정동에서 성동구 성수동 서울숲에 이르는 약 1㎞의 보행교를 신축하는 비용이 1000억원에 이를 것”이라며 “이 비용은 압구정 재건축 지역 주민들과 서울시가 각각 500억원씩 부담하는 방안을 주민들에게 제안했다”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주민들에게는 아파트 용적률을 추가로 높여주면 실제로 주민들이 보행교 건설비로 부담해야 할 돈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용적률을 늘려주면 그만큼 아파트 일반분양분이 늘어나므로, 그 수익으로 보행교 건설 비용을 내면 된다는 것이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 14일 이 일대 현대·한양·미성아파트 단지를 최고 50층, 평균 40층 규모의 아파트 1만1824가구(조합원 분양 1만335가구, 일반분양 1489가구)로 재건축하는 ‘압구정 전략정비구역 지구단위 계획안’을 발표하면서, 압구정동과 서울숲을 연결하는 ‘꿈의 보행교’(Dream Bridge)를 건설하겠다고 했으나 구체적인 건설 비용 조달 방안은 밝히지 않았다.
서울시는 당시 올림픽대로 압구정 구간을 지하화하면서 생기는 지상공간 등에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의 17배가량인 총 24만4000㎡ 규모의 공원 3곳을 조성하기로 했다. 공원 조성 터는 아파트 주민들에게서 기부채납받는 대신 용적률을 318~348%까지 허용하기로 했다. 시는 주민들의 기부채납으로도 공원 조성 비용 등의 사업비가 모자라면 시 예산을 투입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런 서울시의 계획을 두고 ‘부유층이 사는 압구정지역에 또다시 특혜를 준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김혜리 서울와이엠시에이(YMCA) 시민중계실 간사는 “한강을 가로질러 서울숲까지 연결하는 보행교가 필요한지도 의문인데, 부유층 주민들이 주로 이용할 시설에 시 예산을 500억원씩이나 들이겠다니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실행위원 권정순 변호사도 “서울시가 강북의 다세대 밀집지역에 추진중인 ‘휴먼타운’ 사업 예산은 대폭 깎으면서, 강북에 견줘 기반시설이 잘 갖춰진 강남 압구정 지역에 엄청난 예산을 들여 대규모 공원과 한강 보행교, 올림픽대로 지하차도를 건설하겠다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효수 주택본부장은 “그동안 한강변에 병풍처럼 둘러선 아파트 때문에 한강이 사유화·독점화돼 왔다”며 “압구정 재건축은 한강 수변 땅을 압구정 주민들에게서 기부채납받아 서울시민들에게 공원으로 돌려주기 위한 공공성 회복 사업”이라고 말했다.
윤영미 기자 youngm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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