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이 병든 소의 고기로 해장국을 끓여 판 충북 청주 ㄴ해장국집을 상대로 공익소송에 나섰다. ‘병든 소고기 해장국집 공익소송’을 주도한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는 지난 1~20일 공익소송 원고인단을 모집했더니, 청주 시민 61명과 서울 시민 2명 등 63명이 소송 참여를 신청했다고 21일 밝혔다.
소송 참여 시민들은 이 단체 누리집에 ㄴ해장국집을 성토하는 글도 함께 남겼다. 윤아무개(67)씨는 “투병중인 아내에게 좋은 것을 먹이려고 애써 이 해장국집을 10여 차례나 찾았는데 배신감이 든다”며 “아내에게 병든 소고기를 먹였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미어진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배아무개(32·여)씨도 “갑상선암을 앓다 원기 회복 차원에서 사다 먹었는데 너무나 속이 상한다”고 썼으며, 고아무개(34)씨는 “타지에서 온 장모님께 자랑하며 드시게 했는데 면목이 없게 됐다”고 넋두리했다.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는 소송 대리인(홍석조 변호사) 등과 함께, 소송 신청을 한 시민들이 낸 ㄴ해장국집 영수증 등을 검토한 뒤 다음달 안으로 청주지방법원에 소송을 낼 참이다.
이효윤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시민자치국장은 “소송 대상은 밀도축 소고기를 쓴 ㄴ해장국 본점, 청주 산남점, 청주 봉명점 등 3곳”이라며 “이들 해장국집을 이용한 소비자 1인당 30만원 이상씩 위자료를 청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청주시에 본점을 둔 ㄴ해장국집은 1940년대부터 4대째 가업을 이어왔으며, 청주뿐 아니라 전국 10여곳에 가맹점까지 둔 이름난 해장국집이다. 청주지방검찰청은 이 해장국집이 2008년 8월부터 지난 4월11일까지 33개월 동안 병이 들어 식용으로 쓸 수 없는 소에서 나온 고기 25.8톤을 쓴 혐의를 지난달 적발했다. 청주/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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